애로.
나의 필명이자 이곳저곳에서 사용 중인 별명이다.
애로를 초록창에 검색해보면,
1
좁고 험한 길.
그 도로의 남쪽 끝은 암벽으로 이루어진 애로가 되어 그 계곡을 하나의 항아리로 보면 주둥이와 같은 곳이었다.
2
어떤 일을 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것.
애로 사항.
이라고 뜬다.
유의어로는 곤란, 난항, 지장이 뜬다.
유의어마저 이러한 단어들뿐인 단어 '애로'.
좁고 험한 길, 애로사항....... 쉽지 않은 단어다.
'애로'
여태까지의 내 인생은 이 단어를 많이 닮았다. 인생이 길이라면 좁고 험한 길로만 파고들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그런 길로만 갔고, 자주 내 두 눈앞에 그러한 길이 놓여있었다. 어찌할 도리 없이 그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고 해야 할까,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자주 그 길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있곤 했다.
별 수 없는 마주침이 잦아지자 나는 이 단어를 찾아내었고, 꽤 오랜 시간 몰두하여 나름대로의 의미부여 끝에 나만의 의미 있는 별명을 만들어 내었다.
그중 첫 번째 의미부여는 화살의 영단어인 arrow를 한글로 표현했을 때 애로가 된다는 점이었다. 화살이 갑자기 어디서 나왔냐면은,
이십 대 초반에 본,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였다. 영화 내용 중 신은 과녁을 향해 '나'라는 화살을 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던 나머지, 나는 스스로를 속절없이 날아가는 화살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신의 손이 활을 튕겨서 나라는 화살을 날려 보냈고 나는 과녁이 어디인지, 아니 과녁이라는 게 존재하기는 한 건지 알 수조차 없이 날아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애로'의 한자어가 좁을 애가 아닌 슬플 애라면...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슬픈 길? 내 인생이 슬픈 길이라니까... 좁은 길을 험해, 험한 건 힘들어. 힘들면 슬퍼. 좁은 건 슬픈 거야....
나는 분명 슬프고, 슬퍼왔으니까 그 모든 의미부여는 완벽했고 '애로'라는 단어가 더할 나위 없이 마음에 들었다.
슬픈 길이라는 의미를 가진 새 별명에 대해 친구에게 이야기하자 친구는 슬픔을 언젠가 사랑으로 바꾸면 좋겠다고 했다. 오, 슬플 애 말고도 '사랑 애'도 있지. 하긴 나도 평생 슬플 수는 없으니까. 사랑의 길을 닦아 나갈 순간도 분명 내게 오겠지... 뭐, 그런 생각을 했다.
거창하게 늘어놓았지만 그냥 별명 짓기를 한 셈이다. 그럴싸한.
그리고 내 모든 글들은 아마도
나의 모든 애로사항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