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낙동강오리알 Jun 25. 2024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내가 경험한 영어를 잘하게 되기까지 거쳐야 했던 과정들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본 적 없던 나는 만으로 16-17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라는 외딴섬국가에서 12주 동안 랭귀지스쿨을 통해 영어 공부를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 후 호주에서 대학 생활을 마치기까지 과거 경험을 되짚어보면, 어느 순간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되면서, 지금도 한국을 떠나기 전의 나와 비교했을 때 성격, 목소리, 행동 습관 등 모든 것이 정말 많이 변했다는 사실에 여전히 놀라곤 한다.


난 처음 영어 못하던 시절부터 잘하게 된 시점까지의 과정의 기억을 되짚어 잘하게 된 계기들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적어본다. 




처음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에 위치한 랭귀지 스쿨에 도착했을 당시에 나의 영어실력은 아직도 뚜렷이 기억한다. 한국 밖에서의 첫 영어테스트 결과지에 나의 성적은 1~5(1-초급반 / 5-고급반) 중 2라는 성적으로 초급 두 번째 반으로 배정받게 되어 12주 뒤에 고등학교 레벨의 수업을 영어로 이해할 수준을 만들어야 될 만큼 주어진 짧은 시간에 너무 부담스러운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 


랭귀지 스쿨학교 정문 모습

그렇게 시작된 랭귀지 스쿨 첫날의 기분은 참 묘했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 순서대로 수업이 열렸으며 한국에서 하던 방식이 아닌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었기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 중 대부분은 못 알아듣기 다반사였다. 한영전자사전 기를 두들기며 모르는 단어가 책에서 나오거나 새로 들리거나 하면 계속 오답노트 쓰듯이 받아 적었고 그날그날 적은 모르는 단어들은 그다음 날 새벽 6시에 기상하여 들리지도 않는 영어 라디오를 음악 듣듯이 들으며 단어를 외우는 습관을 들였다. 


이때 습관 들였던 또 다른 공부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팝송들 중 가사들을 도서관에 가서 프린트한 후 몇몇 가사문장들을 화이트로 지운 후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문장인지 다 적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반복적으로 들었다.  


랭귀지 스쿨에서의 듣기 수업의 구성은 스포츠 중계방송/음악방송 등 다양한 장르를 번갈아 가며 듣기 수업용으로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그중 가장 어려웠던 수업은 뉴질랜드 현지 뉴스방송을 들으며 들리는 단어나 문장들을 다 받아 적은 후 제일 많이 올바르게 받아 적은 학생들부터 점수를 높게 매기는 방식이었는데 이때 듣기 실력 보단 오히려 방송 별 영어를 말하는 톤이나 억양등의 다양함을 인지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추후에 귀가 뚫린 후 다양한 억양/엑센트를 쉽게 이해가 되는 기초가 된다) 


말하기 수업의 구성은 같은 반 학생들과 자기소개하는 것부터 해서 나중엔 어떤 주제를 가지고 한 명씩 스피드 데이트 식으로 번갈아가며 주어진 짧은 5분 동안 논의 후 그다음 사람과 번갈아가며 이어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이때 문법에 맞춰 말하는 것보다 문장이 맞든 틀리든 아는 단어를 뱉어 버릇했던 기억이 난다. 


읽기 수업의 구성은 신문지, 어린이 동화책, 인터넷 기사 등 다양한 소스의 글들을 접하게 끔 하여 그날그날의 글을 읽고 문장을 이해했는지 또 이해했다면 같은 반 학생들과 의논하는 시간을 주로 가지게 하여 한국에서 했던 읽기 수업방식과 비슷한 면도 없지 않아 있어서 읽기 숙련도가 가장 빠르게 늘었던 기억이 난다. 


쓰기 수업의 구성은 반 학생 전체에게 선생님이 임의로 주제를 정하면 일기, 이메일, 편지 등 다양한 형태의 글을 학생들에게 먼저 써보라고 권한 후 틀린 부분이 있는지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는 시간이었는데 정말 많이 틀렸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수업 중 선생님이 발표라도 시킬 시 한국에서부터 워낙 소심했던 나는 답변할 때도 버벅거리기 일 수였으며 자신감 없어 보이는 게 티가 날 정도였다. 


그러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혼자 장 보러도 가보고 영화도 보러 가보고 내가 생활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장소에 갈 때마다 영어사전 들고 다니며 물어보기를 반복하다,, 어느 날부터는 반복적으로 쓰이는 기본 문장이나 단어들이 하도 자주 쓰다 보니 외워지는 지경에 이르렀고 나도 모르는 새에 아는 단어가 많아졌다. 그렇게 한 달 지나고 나서부터였을까... 평소에 들리지도 않았지만 영어자막과 함께 자주 챙겨보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부터 영화 <스쿨오브락>, 뉴딜랜드 국민 드라마 <Shortland Street>까지 어느 순간부터 들리기 시작하는 단어가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문장 전체가 랩을 들을 때와 같이 머릿속에 박히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Shortland Street라는 뉴질랜드 국민대표 드라마 (우리나라로 치면 전원일기 급이다) 

영화 스쿨오브락 

12주 코스가 완료된 시점부터 마트에서 장보기, 도서관, 영화관,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적인 생활에서 지장 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그 무렵 고등학교 편입에 필요한 영어 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중급 이상으로 학교에서의 영어 수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뉴질랜드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 후 생활은 이상하리만큼 한국에서 보다 등교가 그렇게 즐겁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한국에서 학원수업같이 너무 무겁고 많은 양의 공부량이 아닌 모든 학생이 즐기며 배울 수 있는 환경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내가 당시에 들었던 수업은 영어, 수학[통계], 수학[미적분], IT [컴퓨터공학], 경제 과목이었는데 과목별 수업을 들어갈 때마다 새로 노트한 모르는 영단어만 수백 개였다. 내가 시도했던 공부는 노트했던 모르는 영단어를 아침 6시 기상 후 외우는 습관을 들여서 그다음 수업에서 좀 더 수월할 수 있도록 나만의 노력을 들였다. 이는 다음 수업에서 더 수월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나만의 노력이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듯 많이 힘든 고된 작업이었으나 이 시기의 노력이 추후에 빛을 발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한 후에는 내 나름대로 영어에 자신감도 있었으며 어떤 억양의 엑센트를 가진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더라도 이해하는 수준이 되었으나 호주에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내 영어의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고등학교 생활에서 필요한 단어들에는 패턴이 존재했는데 이 패턴에는 내가 대학교 공부에 필요한 단어들과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이다 보니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다양한 인종이 쓰는 억양과 엑센트에 익숙해져야 될 필요성과 더 넓은 스펙트럼의 단어들을 숙지해야만 졸업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때의 기분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수영을 아무리 잘해도 계속 허우적 대는 기분이었다. 


호주 대학교 회계학과에 입학 후 대학시절의 영어 공부 구성은 나름대로 나 스스로 즐기면서 배우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대학교 강의실 모습 

내가 주로 좋아하는 스포츠, 뉴스와 내 전공과 관련된 뉴스기사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단어들을 기준으로 문장별로 외우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나 스스로의 공부 패턴을 바꾸었던 이유는 단어 암기만으로는 더 이상의 영어 실력을 증진시키기 위해선 큰 차이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였다. 마치, 보디빌더가 헬스장에서 계속 운동을 처음부터 해온 대로만 끝까지 하지 않듯이.. 그때그때의 환경과 운동자극에 필요한 또 다른 자극을 찾아서 변화를 주어 몸이 계속적인 변화에 적응이 되도록 함에 따라 멋진 몸을 완성하게 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때부터의 영어 공부는 때로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머릿속에서 그 뜻을 채우지 않고 빈칸으로 남겨두는 습관을 들였다. 그 결과, 라디오나 뉴스,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듣거나 접하게 되면 언제부터인가 문맥을 이해하고 단어 뜻을 추론할 수 있는 순간들이 늘어만 갔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사전을 참고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단어를 습득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 두뇌가 강제적으로 외우거나 공부를 해야 된다고 느끼지 않도록 무의식 속에 그렇게 공부 패턴을 변경했던 것 같다.  


내가 공부했던 대학교 시절은 넷플릭스등 OTT 가 존재하던 세상이 아니었던 관계로 비디오 또는 구글에서 검색하여 나오는 교육자료 영상이 전부였기에 자막이 있으면 감지덕지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 공부자료로 자주 썼던 프렌즈라는 미국 드라마도 자막이 각 나라별로 제일 많이 배포된 드라마여서 많이 교육자료로 또 즐겁게 볼 수 있는 코미디 드라마로 등극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프렌즈를 자주 영어공부 목적으로 시청하며 들릴 때까지 받아 적기도 하고 지루해질때즘 호주의 대표 국민 드라마인 "Home and Away"도 번갈아 챙겨보며 공부하기도 했다. 


Home and Away 방송 이미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여 일을 시작하면서 회사 생활에 필요한 새로운 단어들을 발견할 때마다 핸드폰에 적어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구글에서 해당 단어가 포함된 문장이나 문구를 찾아보고,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이후 스포츠 클럽에서 만난 현지 친구들이나 회사 동료들에게 적절한 문맥에서의 단어 사용법을 물어보며 많은 단어들을 습득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아는 단어들을 최대한 놓치지 않도록 노력했고, 어느 순간 현지인들로부터 현지인처럼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후의 내 영어는 군대와 유럽에서의 삶으로 인해 억양과 엑센트만 변했을 뿐 숙지하고 있는 단어의 스펙트럼은 더 늘어났음을 지금도 느낀다.  내가 시도한 영어 공부 방식으로 네이티브 수준에 도달할 줄은 몰랐기에 영어공부방식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요즘 불어를 공부하며 느끼는 점은, 언어 공부에는 끝이 없고 꾸준히 공부할수록 각자 전공한 분야에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이 아래에는 내가 영어공부하는데 실제 참조했던 웹사이트, 자료 등을 기억나는 대로 첨부하여 영어공부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덕을 보았으면 하여 첨부한다. 



https://www.thesaurus.com/browse/eat#google_vignette


[위 링크는 동음이의어 온라인사전인데, 모르는 영문 단어를 해당 웹사이트에서 검색하여 동일한 뜻을 가진 다른 영단어를 찾는 데 사용하였으며. 이 링크를 활용한 나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동음이의어 단어들 중 아는 단어가 있다면, 내가 알고 있는 단어와 새로 발견한 모르는 단어가 같은 뜻을 함축하고 있지만, 다른 단어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구글에 검색하여 차이점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다. 동음이의어라고 해서 다 동일한 문장이나 대화에서 쓰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의심에서 시작한 나의 공부 방식이다.]



아래의 웹사이트에서 주로 호주/뉴질랜드 쪽 기사들을 공부하는데 많이 참조하였다. 

https://www.stuff.co.nz/ -뉴질랜드 대표 온라인 뉴스 신문 

https://7 news.com.au/ - 호주 대표 온라인 뉴스 신문 

https://iview.abc.net.au/show/news-breakfast - 아침 뉴스 방송으로 자주 보던 호주 뉴스 

https://www.sbs.com.au/sport - SBS 호주 스포츠 방송 뉴스

https://www.theedge.co.nz/home.html - 뉴질랜드에서 자주 듣던 라디오 채널. 노트북/태블릿/데스크톱에서는 이 링크를 통하여 실시간 라이브로 취청 가능하며 앱으로 듣고 싶다면 앱스토어에서 앱으로도 취청이 가능하다. 

https://www.rova.nz/home.html - ROVA라는 앱을 구글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Rova의 장점은 the edge라는 대표 라디오 채널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내에 존재하는 모든 라디오 채널 및 몇몇 호주 라디오 채널도 들을 수가 있다.


위 방법들은 스마트폰, AI, Chat GPT 등이 나오기 전에 사용하던 방법이므로, 많은 분들이 영어공부하는 데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며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지난 6년간, 5번의 이직을 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