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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3. 2023
19. 블루투스 스피커 '제스비 사운드'
업사이클링 사운드 레시피 #04
변신 스토리
장마가 끝나, 옷장과 실발장 등에 물로 가득 찬 제습제 용기를 꺼내서 내부에 차있는 더러운 물을 제거하고 분리수거를 위해 베란다에 가지런히 놓아 두곤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벌집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있는 제습제용기 덮개가 눈에 들어왔다.
어! 이거 마치
스피커 전면 보호 덮개랑 비슷하잖아.
그래, 스피커로 한번 만들어보자!
나는 곧바로 제습제 용기 하나를 집어 휴지로 물기를 닦아내어 뚜껑을 덮어 작업대로 가져갔다.
작업대 한편에 놓아둔 월E를 만들 때 사용했던 눈알(월E 탄생 이후 다들 눈알이라 부른다) 스피커를 두 개를 집어 용기 안에 넣어 보았다. 딱이었다.
곧바로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에서 용기에 들어갈 수 있는 블루투스 모듈과 충전제배터리 그리고 중전모듈을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집에 도착한 사운드 부품을 하나씩 제습제 용기에 탑재하고 완성시켜 음악을 듣는 순간 또 하나 해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부족하다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전면에 천으로 감싼 덮개로 보호된 JBL 스피커를 보고 나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덮개 보호용 천을 대신할 재료를 찾던 중 스타킹이 떠올랐고 스타킹 일부를 잘라 제습기 덮개에 순간접착제로 붙여 보았지만 생각한 만큼 덮개에 판판하게 붙여지지 않았다.
스타킹과 사투를 벌이고 있던 나를 보시던 어머니께서
그냥 스타킹 안에
덮개를 넣고
졸라매면 되는 거 아니니?
라 말씀하셨다.
그리고는 직접 스타킹 안에 덮개를 집어넣고 팽팽하게 조여서 매듭을 지으시곤 시크하게 가위로 자뚜리 매듭을 싹둑 잘르셨다. 판판하면서도 반대편이 필터링되어 보이는 시스루 한 스타킹 마감이 어찌나 맘에 들던지 JBL 보호커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이렇게 세계 최초의 제습기 용기를 재활용한 스피커는 우연한 발상과 주변의 도움으로 탄생하였다.
변신 재료
1. 제습제 용기 1개
2. 스타킹 1개
3. 블루투스 모듈 1개
4. 스피커(5W 4옴) 2개
5. 충전배터리 및 배터리 홀더 각 1개
6. 전원 스위치 1개
7. FM 라디오 수신 모듈 1개
8. LED 다이오드 2개
9. 긴결철물 1식
10. 전선류 1식
변신 도구
1. 전동드릴
2. 드릴날 1식
3. 드라이버 및 육각렌치 1식
4. 전기 인두기 1개
5. 인두기 스탠드 1개
6. 실납(무연납) 1식
7. 강력력양면접착테이프 1개
변신 순서
* 본 작품의 레시피는 변신네모의 교육용 키트 모델이자 개인적 창작물로서의 저작권을 보호를 전제로 제 3자의 무단 복재를 방지하고자 제작 순서와 방법을 기술하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변신 리뷰 & 디자인 포인트
수명이 다한 제습제 용기를 재활용하여 제작한 업사이클링 블루투스 스피커로써 제습제 스피커라는 말을 빠르게 반복하다 나오는 제스비라는 말을 따서 제스비사운드라고 작품명을 지었다.
제스비사운드는 가급적 재료를 자르거나 녹이는 등의 가공작업 없이 재료가 가진 본연의 형태와 물성이 가지는 미를 그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변신네모의 디자인 철학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다.
(실제로, 제품의 상표 라벨도 제거하지 않는다)
또한, 커스터마이즈를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에 맞추어 사운드의 전면패널(덮개)은 노란 두 눈이 잘 보이게 스타킹을 씌우지 않고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스타킹의 생삭과 그릴의 무늬를 교체해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야간에는 스피커의 출력에 연동되어 방출하는 레드 LED와 블루투스 수신 모듈에 방출하는 블루 LED 빛이 섞여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p.s 탄생 이후로, 교육용 DIY 키트로 발전시켜 '서울새활용플라자', '인천서구생태학교' 등의 공기관과 중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은 물론 제습제 판매업체인 '생활공작소'에서 요청을 받아 수업을 진행한 바 있다.
나의 업사이클링 작품은
작업 대상의
재질, 형태 등의 물성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