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신네모 Jun 20. 2023

20. 진동 스피커 '도마쟁반 사운드'

업사이클링 사운드 레시피 #05

 변신 스토리

좋은 음식은 신선한 재료에서 나온다.
좋은 작품은 오래된 물건에서 나온다.
- 변신네모 -

 작품활동을 하면서 생긴 철학 중 하나로, 업사이클링 대상을 선택할 때 사물의 연식 또는 사용기간은 나에게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되었다.  이유는 기본적으로 낡고 오래된 빈티지에서 풍기는 손때 묻은 사용감의 매력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 때문이다.


 이런 나의 취향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어머니께서 주방 도마를 들고 나오시며 말씀하셨다. 

이 도마 오래 사용해서
버리려고 하는데
너 쓸래?

 손에 받아 든 도마는 그 간의 수 없는 칼질로 홈이 파여있었지만 따뜻한 원목이 가지는 묵직함은 그대로였다. 일반 매장에 진열되어 판매되는 도마의 형태와 달리 유기적인 라운드가 만들어내는 판재와 한쪽에 달린 빈티지한 스틸 손잡이는 그 자체가 내겐 장인의 손길이 담긴 작품처럼 보였다.


 방안 한 편에 놓아두고 무엇으로 변신시킬지 생각하며 눈에 보일 때마다 멍 때리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스피커 제작에 빠져 있던 나는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진동 스피커 생각이 떠올랐다.

진동 스피커 :일반적인 스피커와 달리 진동헤드를 나무, 유리, 플라스틱 등에 붙여 소리를 내는 스피커로, 붙이는 물체에 따라 나무 진동 소리, 유리 진동 소리 등 각각 다른 소리를 들려주어 일반 스피커와 달리 다양한 음색을 즐길 수 있다.

 나는 폭풍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시스템 원리를 찾아보고 진동 스피커 모듈을 주문하여 나무 도마에 붙여 보았다. 신기하게도 정말 나무에서 진동과 함께 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한 동안 이리저리 붙여보며 소리를 듣고 있는데 묵직한 음이 조금 답답하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진동 모듈을 들고 방의 문, 유리창문, 철재가구 등에 붙여보며 재질에 따라 다른 음색을 듣고 있는데 철판에서 유독 나무와 다른 고음의 소리가 나는 게 아닌가!

 원하던 음색을 찾아서일까 문득 캠핑용 스틸 파스타 쟁반이 생각났고 가져와 모듈을 붙여 본 순간 역시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심지어 일반 스피커의 형태를 닮은 쟁반의 형태의 영향인지 카랑카랑한 음이 곳에서 모아져 뿜어져 나오는 게 아닌가! 

 

 곧바로 모듈 한 개는 나무도마에 나머지 한 개는 스틸 쟁반에 붙이고 음악을 틀어 보았다. 마치 남자 테너와 여성 소프라노가 하모니를 이루는 음색에 전율이 느껴졌다. 첫 감동의 여운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한 나는 도마와 쟁반을 연결하는 디자인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만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세계 최초로 마와 쟁반을 활용한 진동 스피커 '도마쟁반사운드'가 탄생하였다.


 변신 재료

1. 나무 도마 1개

2. 스틸 쟁반 1개

3. 진동 스피커 모듈 2개

4. 진동 스피커 출력 앰프 1개

5. 충전배터리 및 배터리 홀더  1식

6. 블루베리 플라스틱 용기 1개

7. 긴결철물 1식

8. 전선류 1식


 변신 도구

1. 전동드릴

2. 드라이버 및 육각렌치 1식

3. 전기 인두기 1개

4. 인두기 스탠드 1개

5. 실납(무연납) 1식

6. 강력력양면접착테이프 1개


 변신 순서

* 본 작품의 레시피는 변신네모의 고유의 디자인과 기술이 담긴 작품으써의 저작권 보호를 전제로 제 3자의 무단 복재를 방지하고자 제작 순서와 방법을 기술하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변신 리뷰 & 디자인 포인트

 수명이 다한 나무 도마와 자주 쓰지 않는 캠핑용 스틸 파스타 쟁반의 뒷 글자를 그대로 따서 도마쟁반사운드라고 작품명을 지었다.

 도마쟁반사운드의 형태는 나무 턴테이블 박스에 나팔 모양을 한 한 개의 스피커를 가진 엣 축음기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였다.

 나무 도마는 저음을 스틸 쟁반은 고음을 거기다 두 가지 음을 잡아주는  스피커까지,  가지 음색의 하모니가 만들어내는 유니크한 사운드와 진동이 청각과 촉각을 통해 몸으로 전해진다.

 초호기 탄생 이후 1호기 테스트를 통해 초호기의 디자인 컨셉은 계상하면서 볼륨 조절과 USB 및 AUX 입력이 가능한 블루투스 사운드 모듈과 충전 배터리 방식을 적용하여 편의성과 이동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하여 2호기를 만들었다.


p.s 책상 위에 올려 두면 책생도 함께 진동시키는 탁월한 능력으로 가끔 탠션이 필요한 재택근무 시 애용하고 있다. 전시회, 페어, 플리마켓에 데리고 나가면 자주 어렸을 적 꿈이었던 발명가라는 말을 듣게 해주는 녀석으로 비건 포틀럭 모임의 참가자의 신청곡을 듣는 이벤트 행사의 DJ로 데뷔한 경력도 있다. <2022. 아트프라이즈강남 100선작>

발명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원한다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아마 수천 명이 이마를 치면서
'내가 왜 그런 생각을 못했지?'
하고 외쳤을 것이다.
- 발명가 트레버스 베일리스 -
도마쟁반사운드_ 초호기, 2022
도마쟁반사운드_ 2호기, 2022
도마쟁반사운드_ 3호기, 2023

[작품 관련 동영상]

인스타그램 접속 링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