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시땅과 하퍼스비자에서 주최한 리씽크 공모전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하고 2차 인터뷰심사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로 나는 지인으로부터 인스타그렘을 통해 DM으로 참여를 권유받았다고 답변했다. 이렇게 '플라워라이팅스피커' 제작은 그간 작품활동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고마운 제안을 받은 주말, 나는 코엑스의 록시땅 매장을 가서 다양한 화장품 용기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매장을 반 정도 돌았을 때, 형태도 색도 다양한 화장품 용기들을 제치고 시원한 파란색 용기가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최종 6팀에 선정되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록시땅이라는 말은 '프랑스 프로방스의 여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성 용품이 대부분인 가운데서 남성 용품인 캡 세드라 샤워젤 용기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캡 세드라 용기에 꽂혀 집에 들어온 저녁, 책상에 앉아 공모전에 지원할 작품의 컵셉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든 생각은 1차원적 일지 모르지만 화장품, 코스메틱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인 꽃(flower)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파란색 용기가 신기하게 꽃잎으로 보이는 게 아닌가!곧이어 머릿속엔 중앙에 원을 중심으로 용기가 꽃잎처럼 둘러싸여 있는 꽃의 이미지가 그려졌고 그럼 중앙에는 어떤 물건을 배치해야 할까란 고민이 시작되었다.
잠시 쉴 겸 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책상에 일어났는데 업사이클링 라디오 한눈이 의 노란색 스피커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맞아! 꽃 모양의 스피커를 만들면 되겠네! 이왕 만드는 거 월E 사운드 처럼 용기(꽃잎)에서 불도 깜박이게 하자!
두 번의 유레카를 외친 이후, 디자인은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곧바로 인터넷에 들어가 캡 세드라 샤워젤 용기와 이에 어울리는 스피커 제품의 이미지를 다운로드하여 포토샵을 열고 이미지 콜라주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 필이 꽂혀 3시간 만에 만든 콜라주 이미지는 최종 6팀 선정이라는 멋진 사건을 만들어 주었고 주최 측으로부터 용기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설레는 작품 제작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1차 심사를 위해 제출했던 기획안 이미지
p.s 업사이클링 디자이너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록시땅과 하퍼스바자 관계자 분들과 참가를 제안해 주신 어반에코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