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조명 작업을 하면서 방에 황동색 소켓베이스가 쌓여가던 어느 날. 중앙에 큰 구멍이 뚫린 소켓베이스 두 개가 작업대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영감이 찾아왔다.
재료함을 열어 두 개의 소켓베이스를 연결해 줄 부재를 찾아 이어주니 눈(eye)처럼 보이는 게 아닌가!
자연스럽게 눈을 달아줄 몸통을 만들고 싶어졌고, 적당한 재료와 술레잡기를 한 걸과 차(tea)를 마시고 수집해 두었던 박스형 틴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미리 만들어 놓은 눈을 몸통에 결합하고 받은 전율은 이전의 그것과는 달랐다. 무언가 강한 아니 특별한 놈이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곧장, 인터넷에서 눈의 형태와 사이즈에 맞는 스피커와 몸통 안에 설치할 사이즈 및 스펙에 맞는 블루투스사운드 모듈을 찾아 주문하고 부품을 받아 설치하고 설례는 맘으로 전원을 겼는데... 뮌가소리가 2% 아니 10%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무었이 문제일까를 생각하며 지식의 바다를 검색한 결과, 좋은 울림의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인클로져 즉, 소리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반적으로 스피커들은 소리통으로 나무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불투명한 나무를 이용한다는 것은 어울리지도 않고 재료의 재활용 측면에서도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투명한 플라스틱 병으로 만들기에는 스틸재질인 눈과 몸통과 조화롭지 않아 보였다. 이렇게 한참을 고민하며 얻은 나의 답은 유리병이었고유리병 음료수의 런웨이 같은 백화점 슈퍼마켓의 음료수코너의 매대를 스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 헤매는 아이가 나라고 손짓하는 병 하나가 보였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와 스피커와 사이즈를 맞춰 보았다. 딱이었다. 곧바로 요구르트병 램프와 와인병 조명을 만들면서 습득한 기술로 유리병을 컷팅하고 스피커를 결합시켜 유리 인클로져 스피커를 만들어냈다.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전원을 켜는 순간, 이번에도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란 생각에 그 간 고민했던 시간들을 전부 보상받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월E는 처음부터 스피커를 만들 생각은 아니었지만 길고 긴 인고의 기간을 거쳐 지금은 변신네모의 업사이클링 사운드 관련 시그니처 모델이자 자타공인 최애의 작품이 되었다.
변신 재료
1. 소켓베이스 2개
2. 틴케이스 1개
3. 유리병 2개
4. 스피커(5W 4옴) 2개
5. 충전배터리 및 배터리 홀더 각 1개
6. 충전 모듈 1개
7. 블루투스 사운드 수신 모듈 1개
8. LED 다이오드 2개
9. 긴결철물 1식
10. 전선류 1식
변신 도구
1. 전동드릴
2. 드릴날 1식
3. 드라이버 및 육각렌치 1식
4. 전기 인두기 1개
5. 인두기 스탠드 1개
6. 실납(무연납) 1식
7. 강력력양면접착테이프 1개
변신 순서
* 본 작품의 레시피는 변신네모의 시그니쳐 모델이자 개인적 창작물로서의 저작권을 보호를 전제로 제 3자의 무단 복재를 방지하고자 제작 순서와 방법을 기술하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변신 리뷰 & 디자인 포인트
월E 사운드는 처음에 큰 눈이 마치 외계인 E.T를 닮아 E.T 사운드라 이름을 부여했었으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을 보고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주인공인 쓰레기 청소 로봇 월E를 닮았다고 댓글을 남겨, 이후 월E 사운드라 불리게 되었다.
특허청으로 부터 디자인등록이 되어 있는 월E는유니크한 오브제로서의 아우라와 유리병 인클로져의 선명한 음색과 함께 재생되는 음의 강약에 따라 스피커 후면에서 점멸되는 빛의 미묘한 떨림으로 감성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작 기술과 디자인 과정에 들어간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간 입양해 주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예술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구성 업그레이드와 디자인 커스터마이즈를 통해 가장 오랫동안 변신을 지속시켜 나아가고 있다.
p.s 2021 강남아트프라이즈 100 선작
사물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고뇌는 작품은 물론, 한 사람의 삶을 그 누구의 삶과 바꿀 수 없는 고유한 예술작품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