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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신네모 May 16. 2023

15. (후편) 업사이클링 스피커를 만들다

만들고, 나누고, 배우고, 놀다

《메이커 운동 선언》
메이커 운동의 기본 정신은
만들고, 나누고, 배우고, 노는 것이다.
- 창작 공간 네트워크 테크숍
설립자 마크 해치 -


'손의 모험'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로 나에게 메이커, 즉 손으로 직접 만드는 시람에 대한 근본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준 구절이다.

 오늘은 사운드 관련 업사이클링 레시피를 연재하기에 앞서, 사운드 작품을 만드는 메이커로서 활동하게 된 히스토리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누고 

 직접 만든 라디오와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감상하는 일상이 이어지던 어느 날, 인스타그램 DM이 떴다. 제로웨이스트 상점 1.5도씨의 대표님으로부터 라디오를 구입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상품으로써도 인정받았다는 설렘에 한 땀 한 땀 정성껏 납땜하며 만들어 첫 입양을 보냈고 이후 블루투스 스피커 월이 사운드를 만들어 하나하나씩 입양 보내기 시작했다.

  가운데 남자친구의 생일 선물 제작 의뢰가 와서 만들었던 브라운(Brown) 월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자친구의 맘에 들 수 있도록 성능 등에 대해서 하나하나 묻고 챙기기던 예쁜 맘을 느끼며 난생처음으로 사랑하는 맘을 전하는데 나의 재능을 나눌  있어 작업하는 내내 행복했다.

 이러한 행복 나눔에 빠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맘이 담긴 월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나누고자 작년에 만든 스마일 월이는 이런 진심이 통하는 사장님들의 매장으로 순회공연 중에 있다.


 배우고(가르치고) 

 나눔은 또 다른 나눔을 이끈다. 이미 누군가 말했을 것 같은 같은 이 말을 감사하게도 업사이클링 사운드 작품 만들기 수업을 통해 실제 체험을 했다.

 제습제 용기를 재사용하여 블루투스 스피커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새활용플라자에서 업사이클링 스피커 만들기 수업 의뢰가 들어왔다. 이로써 대중에게 배움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의 도움으로 업사이클링 스피커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제작 방법을 가르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기관과 학교에서 수업 요청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그간 사용해 오던 제습제의 제작 업체인 생활공작소에서 클래스 요청이 들어오기에 이르렀다.


 놀다 

 또한, 월이 사운드 다음으로 만든 도마쟁반사운드는 나에게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란 말의 의미를 몸소 체험하게 해 주었다.

 그 계기는 비건요리를 직접 만들어 나누어 먹는 비건 포틀럭 모임에 음악 DJ 초대받으면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비건인도 아니고 DJ 경험도 없는 내가 모임에 동화되어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도마쟁반사운드 식탁에 올려두고 참가자들의 신청곡을 받아 한 곡 한 곡 씩 틀어주면서 이전의 걱정이 나만의 기우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모두들 음식을 먹는 도중에도 자신의 신청곡이 나오면 기뻐하며 선곡을 하게 된 사연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임이 끝난 후 주최자로 부터 이전의 모임 때 보다 다들 즐거워했다는 말을 듣고는 내가 만든 작품을 바탕으로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금세 하나가 되어 즐겁게 놀 수 있구나란 생각에 뿌듯함과 행복함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타인과의 유대감 형성에 있어 가장 강력한 음악이란 무기가 있었지만 친환경을 지향하는 업사이클링 스피커란 작품이 가지는 힘이 비건인들에게 분명 친밀감을 높여 주었을 것이라 믿는다.

개인적 취미생활로
만들기를 즐기던 나를
나누고, 가르치고, 놀며
세상과 소통하는
메이커로 성장시켜 주신
많은 분들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맘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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