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기억하라, 메멘토 모리
며칠 전 볼만한 영화가 없나 OTT를 뒤적이다 ‘라스트 홀리데이’라는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친구가 인생 영화라고 해서 ‘나도 언젠가 봐야지.’ 하고 마음에 담아둔 영화였다. 영화의 내용은 평범하다 못해 뻔한 이야기다.
백화점에서 식기 판매원으로 성실히 일하는 주인공은 여러 가지 꿈이 있다. 그러나 그 꿈들을 현실적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라 여기고 그저 본인이 만든 ‘가능성의 책’에 사진으로만 보관해놓는다. 그러던 중 직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머리를 다쳐 CT를 찍게 되고 자신이 큰 병에 걸려 앞으로 몇 주밖에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병 때문에 짝사랑하던 동료와 데이트도 거절한다, 절망한 그녀는 ‘가능성의 책’에 차곡차곡 모아둔 비밀스러운 꿈들을 하나하나 실천하기 위해 전 재산을 들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유럽의 호화 여행지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곳에서 솔직하고 대담한 언행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또한 꿈에 그리던 요리사 디디에를 만나 친구가 되고 휴가를 온 그녀의 악덕 업주, 상원의원 등을 만나게 되는데 결국 그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게 된다. 그 후 뒤늦게 그녀의 투병 사실을 알게 된 짝사랑 상대 직장 동료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러 찾아오고 그녀의 병이 병원 기계의 고장으로 인한 오진이었다는 행복한 소식도 함께 전해진다. 돌아온 그녀는 ‘가능성의 책’에서 꿈꿨던 대로 그와 결혼하고 식당을 차린다. 꿈을 이룬 그녀에게 요리사 디디에와 에머럴까지 찾아와 축하를 건네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줄거리가 워낙 틀에 박힌 내용이다 보니 나 역시 지루하지는 않으려나 의심하면서 관람을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이 영화의 평점이 10점 만점에 9.56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지, 왜 누군가의 인생 영화인지를 이해하게 됐다.
쫓아가기 벅찰 정도로 복잡다단하고 빠른 요즘 세상에서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픈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옳은 일이고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 헷갈리기 쉽다. 그리고 자꾸 피곤한 현실에 치여 내 꿈과 행복을 뒤로 미루곤 한다. 이 영화는 내가 사는 이유는 곧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것, 선하고 성실하게 살면 결국에는 그 꿈이 이뤄진다는 것. 간단하지만 잊기 쉬운 진리를 일깨워 주었다.
영화의 주인공이 그랬듯 자기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를 떠올리면 누구든 인생이 간결해질 거다. 내게 필요한 ‘진짜’만 골라낼 테니까 말이다. ‘진짜’를 남기는 과정이 지치고 힘들지라도 주어진 매 순간을 감사하며 내가 가는 길을 되돌아보고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란다. 그 첫걸음으로 새해가 밝았으니 독자 여러분들도 나만의 ‘가능성의 책’을 만들어 자기의 꿈을 하나씩 실현하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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