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by 별사람

오랫동안 걸어온 길 위에서
나는 다시 초심자가 된다.


아는 게 많아 조심스러웠던 손이
모른다는 이유로 자유로워지고,
익숙함이 만들어낸 무감각 속에서
낯선 떨림이 살아난다.


설레고, 두근거리고,

어쩔 줄 모르는 그 마음 —
그게 내가 처음으로 돌아왔다는 신호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러나 모든 걸 견뎌낸 사람으로,
나는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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