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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Jul 01. 2019

[해외취업 다이어리] 인터렉션 디자이너 #프롤로그

미국에서 첫번째 직장찾기

오랜만입니다! 3월부터 6월까지 취업준비를 했고 이제 여름학기를 하면서 쉬어가며 (?) 피츠버그 어딘가의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미디엄으로 글을 쓸까 했지만 브런치 구독자분들이 많이 응원을 해주셔서 여기에 먼저 공유하려고 합니다 :) 해외취업준비, 저는 구글이랑 진행했었기 때문에 구글 프로세스를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 합니다. 물론 회사마다, 경력마다 프로세스가 다를 수 있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난 어떤 디자이너일까?

작년 8월, 뒤돌아 보면 정확히 뭘 원하는지 모르고 카네기 멜론 HCI 석사과정에 오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박사 생각은 딱히 없었고, professional program의 특성상 취업을 목표로 하고 들어왔지만 그때만 해도 어떤 role들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무얼 하고 싶었는지 몰랐다. 사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확신도 없었다. 특히 Computer science 학교 밑에 있는 학과였기 때문에 리서치나 코딩 등의 기회들도 열어두었던 것 같다. UX , 사용자 경험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UI 비주얼 디자인은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UX를 접할 때  UX/UI 가 묶여있는 까닭에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비주얼 디자인, 이 두 분야의 차이를 잘 체감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전 에도 나와있듯 이 프로그램은 나의 UX 디자이너의 정의를 바꿔주었던 것 같다.  


결론: 나는 리서치, 유저테스트 위주의 와이어프레임, 약간의 refined visual (효율적으로 설득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리고 기획/전략을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졌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 영역 (research, wireframe, visual)



나는 어떤 곳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물론 내가 하고 싶다고 위의 영역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여러 가지 회사를 보며 나를 끼워 맞추기도 하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메꿔가려고 노력했다. 회사마다 디자이너의 영역이 다르고 또 그 내부에 팀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다. 예를 들어 Facebook 같은 경우에 비즈니스, 리서치 - 코딩까지 영역이 넓혀진 product thinking designer를 원하는 반면, Amazon 은 customer 중심인 retail 특성상 비주얼보다는 UX/서비스 디자이너를 뽑는 것 같았고, 유니콘 기업 (예. Netflix)은 디자이너가 적고 페이가 높은 만큼 경력 있는, 검증되고 culture fit이 잘 맞는 디자이너만 뽑는다고 알려져 있다.


난 그중에서도 culture fit 이 잘 맞는 회사에 가고 싶었다. 여러 프로젝트 경험상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했지만 어떠한 사람들이랑 일하는 지도 내 퍼포먼스에 영향을 많이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 특이하고 재밌는 사람들이 많고, 스타트업 경험이 이미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리소스가 많고 스케일이 큰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큰 회사 위주로 지원을 했다.



험난한 취업기

프로그램이 1년이다 보니 인턴쉽 기회가 없었다. 보통 대기업에서는 new grad role (신입사원 / 대졸자 채용이라고 보면 된다)를 인턴 위주로만 뽑기 때문에, 바로 이렇게 지원하는 건 인턴보다 훨씬 힘들었다. 회사 입장에서도 risk 가 크고 headcount가 없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뽑으려고 한다. 그래서 조금 마음을 놓고 지원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복병은 해외 대기업에서 new grad를 뽑는 기간이 보통 8월부터 열리는데, 프로그램이 8월에 끝나기 때문에 매우 애매한 시기에 졸업을 하게 된다. 게다가 포트폴리오 프로젝트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있는 학생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한 학기를 보내곤 한다(.ㅠㅠ)



구글 인터렉션 디자이너의 기회를 갖다

그중 구글 인터렉션 디자이너는 회사가 큰 까닭에 같은  '인터렉션'디자이너라도 역할이 다르고 팀마다 살짝 다른 스킬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깔끔하게 하는 일을 정리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팀 구조조정이 매우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어느 팀에 가서든 빨리 배우고 여러가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generalist 인재를 뽑는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팀 매칭이 먼저 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채용 과정을 합격이 되면 그 풀에서 team matching 이 시작된다.


이 때문에 구글 프로세스는 매우 길고 복잡하기로 악명높...유명하다. (사실 피말리는 몇달이었..)


3월, 레쥬메로 인터넷으로 지원을 한 new grad role에서 리크루터한테 연락이 왔다. 리크루터랑 간단한 전화를 하고,  디자이너랑 인터뷰를 45분 정도 했다. 이 인터뷰는 포트폴리오와 내 배경 등 여러 가지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프로세스를 통과한 뒤 디자인 챌린지 (일주일 동안 주어진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고 프로세스를 정리해서 웹사이트/pdf로 내는 형식이다)를 했다 (이 프로세스만 두 달이 걸렸다).  그 뒤에 여러 구글러가 디자인 챌린지, 인터뷰 결과를 보고 온사이트 (onsite interview), 구글 본사 인터뷰로 초대할 것인지 결정을 하는 것 같았다.


6월에 마운틴뷰 본사 오피스에서 온사이트 인터뷰를 봤다. 비행기 (피츠버그에서 샌프란으로), 호텔 2박 3일, 음식 값 등을 나 제공해줬고, 인터뷰는 약 하루정도 소요되었다. 처음 그렇게 길게 해보는 인터뷰였고, 게다가 첫 디자이너 온사이트 인터뷰가 구글이라니 ... 너무 긴장되는 하루였고, 앞으로도 그정도로 긴장하고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없을 것 같다.


아침에 들어가서 인터뷰는 첫 한 시간은 프레젠테이션, 그다음은 5명의 인터렉션디자이너/리서처/엔지니어와 45분씩 1:1 인터뷰를 점심시간 제외하고는 쉬지 않고 연달아 진행한다. 인터뷰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질문 형식이 뒤섞여 있다. 내 개인적인 배경이나 협업하는 방식, 디자인에 대한 지식 등을 물어보고, whiteboard challenge을 하기도 했다. whiteboarding challenge 란 디자인 문제를 주면 그 자리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유저를 분석하고, pain points & customer journey 등으로 문제 해결법을 보는 방식인데, 구글뿐만 아닌 많은 대기업/스타트업에서 UX designer를 뽑을 때 쓰는 면접 방법이다. 디자인 해결책 자체보다도 어떻게 문제를 접근하는지, 얼마큼 면접관과 소통하며 질문을 하는지, 어떤 질문들을 하고 어떻게 유저의 pain points를 보는지 생각 방법과 협업 방식을 잘 나타내주고, 이는 디자이너를 ‘문제해결사’ 라고 여기기 때문에 UX 디자이너를 뽑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이다.


계속 스스로 생각을 입밖으로 하면서 디자이너한테 내 생각을 그대로 알려줘야 하고, 얼만큼 자신의 assumption을 스스로 반박하는지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엄마들을 위한 램프’를 디자인하라고 한다면, 엄마들이 주부라는 것도 하나의 assumption이다. 만약 이것을 묻지 않고 주부라고 단정지어 버린다면 다양한 유저를 위해 디자인 하는 구글 같은 글로벌기업에서는 큰 red flag (실수) 로 본다. 따라서 얼만큼 면접관에게 clarifying 질문을 물어보는지도 중요하다. (이 부분은 이후에 글에서 자세하게 다뤄볼까 한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특이한 구글의 채용 과정 중 하나는, 객관적인 인터뷰를 위해서 인터뷰어가 스코어를 매기고 , 모든 인터뷰 내용을 기록해야 하며 왜 채용해야 하는지, 혹은 채용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다음 hiring committee라는 인터뷰어가 포함되지 않는 단체에서 이 사람을 채용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 프로세스를 다 마치고 Hiring committee를 통과해서 인터렉션 디자인 롤에 합격(?)하게 되었다. 이 외의 복잡한 과정들이 좀 있었지만, 일단 뽑아놓고 팀 매칭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물론 이곳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결국 6개월 이내에 맞는 팀을 찾아야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이라서, 우선 국내/국외 다른 회사에도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라서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또 특이한 점은 여러 군데에서 오퍼를 받으면 회사 지원 프로세스를 조금 더 빨리 진행할 수 있으며 , 연봉협상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지원하면 더 유리하다.


앞으로...

앞으로는 이 토픽에 대해서는 (1) 인터뷰 (2) 포트폴리오 (3) 디자인 챌린지에 대한 내용을 적어볼 예정이고 간혹 쓸데없는 개인적인 경험에 대해 공유해볼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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