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같은 하늘
물론 안 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과 내일을 당당하게 지내려면 마땅히 옳은 일을 해야 하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러나 그저께 아쉽게도 깔끔하게 말리지 못해서 꿉꿉한 냄새가 나는 무인양품 흡한속건 쇼츠와 티셔츠를 입었다. 티셔츠는 라이트 그레이색이 좋은데 햇빛이 내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선크림을 발라야 하기에 차콜색을 입었다. 이마에는 무인양품 스트라이프 손수건을 맸다. 물론 이 손수건도 라이트 그레이색처럼 흰색에 가까워 선크림에 의한 자국이 남을 수 있지만 이건 이미 그렇게 되겠기에...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며 이제는 빨간 머리 앤처럼 또는 애플 아이폰 카메라 모델처럼 얼굴에 많아진 주근깨들 위로 선크림을 발랐다. 신발장에서 올버즈 Tree Dasher를 신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작은 현관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그곳으로 뛰어들었다. 시작되었다. 뻑뻑한 움직임을 어서 털어내어 푸르고 맑은 공기에 나를 싣기 위해서 애썼다. 집 앞 횡단보도의 신호등은 빨간불이었다. 나는 이미 사흘이나 늘어졌기에 횡단보도 앞에 서서 감히 신호를 기다릴 자격이 없었기에 안쪽으로 파고 들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몸이 심상치 않았다. 내 몸은 아직도 역시나 벅찼을 갖가지 전과 기름, 고기를 소화하고 있는 중인 듯 오른쪽 횡경막 부근이 욱신거렸다. '아니, 이 양반아. 니가 먹은 걸 소화도 못 시켰는데 뭘 다른 걸 하려고 해?' 5월 이후로 하지 않은 팔굽혀펴기를 얼마전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어깨도 뻐근했다. 다리에는 힘도 안 들어갔다. '몸, 우리 오늘 해낼 수 있을까? 일단 가볍게 달려보는 건 어때?' 홍제천에 진입했다. '아, 이거 오늘 얼마 못 가겠는데? 조금 더 속도를 내서 홍제천-불광천 합류 지점에서 다시 돌아온 다음 터널에서 전력 질주를 하는 건 어때? 지금까지 너무 의무감에 빠진 채로 달린 건지도 몰라. 나는 이렇게 뛰어도 될 자격이 있고 몸에게도 도리를 다하는 걸지도 모르지. 모르겠고 일단 합류 지점까지만 가보자.' 성산 3교에서 오른쪽 횡경막 통증을 도저히 참지 못하겠어서 멈추고 걸었다. 그리고 차분히 쉼 호흡을 하며 욱신거리는 그곳을 손바닥으로 살살 문질러줬다. '이유가 뭐야, 친구?' '이봐, 사흘은 내가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는 걸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야. 쉰 게 아니라구. 잊은 거지.' '알았어. 아무튼 오늘은 달릴 거니깐 준비 좀 해줘. 긴장 좀 풀고.' '오케이~' 100m 정도를 걸었더니 그곳의 아픔이 스르륵 풀리는 거 같아 뛰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달리니 일단 처음의 계획은 스멀스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일단 난지 캠핑장으로 가자. 참으로 바다 같은 하늘이다.' 바다 같은 하늘이다. 주황빛, 초록빛, 파랑빛. 이곳의 색이다.
난지한강공원으로 들어서 보행자로를 달리니 저 앞에 달리는 남자가 있었다. 경직된 상체. 나는 그와 얼마나 다를까? 소프트웨어가 다르니 분명 표출도 다를 거다. 지금은 때도 아니고 몸과 협의도 하지 않았으나 확인해보고 싶어 강제적으로 기듬감과 자유를 몸에 줘봤다. 역시 삐걱거려 힘들었다. 미니스톱-수변 분기점에서 그는 역시나 보행로를 계속 따라 달리려는 거 같았다. 나는 그에게 멋진 길이 그 옆에 있고 그 길을 따라달려도 당신이 가고자 하는 저 끝이 나올 거란 걸 알려주고 싶어 속도를 살짝 올려 그의 앞을 유유히 가로 질러 수변으로 들어섰다. 물론 그는 보행자로를 따라 계속 달려갔다. 나는 그에게 이곳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그의 왼편에서 계속 눈에 띄기 위해, 또 먼저 이 길과 저 길의 합류 지점에 도착하기 위해, 그와 나란히 달리다가 마침내 그의 앞에 있기 위해 속도를 끌어올렸다. 경직된 자세의 그는 생각보다 빨랐다. 동시에 수변이 확실히 보행자로보다 돌아가는 길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이곳의 땅, 흙, 나무, 새, 하늘, 강, 꽃에 인사를 건네고 감사하는 걸 오늘은 미뤄두고 그에 대한 사명감으로 이미 올린 속도에서 한껏 더 속도를 끌어올려, 과거 어디선가 분노로 뛰었던 느낌으로, 내 오른편 풀들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그를 거듭 추월해 마침에 합류 지점에 먼저 도착했다. 내가 뒤를 돌아봤을 때 그는 아직 저멀리 뒷편에 있었다. 항상 내가 누군가를 힘겹게 쫓아 추월하면 그들은 생각보다 저멀리 뒷편에 있곤 한다. 나에게 추월되는 순간 의지를 잃는 건가? 아무튼 나는 저멀리 뒷편에 있는 그에게 마음 속으로 '이곳에 길이 있으니 다음에 꼭 달려보시게. 난 먼저 감세.' 라 말했다.
난지캠핑장 정문을 지나가며 조금 무리했지만 홍제천에서보다 컨디션이 좋아졌다는 걸 느꼈다. 하늘공원 브릿지에 올라 노을공원 둘레길에 들어섰다. 아, 입구 앞 마지막 연석 앞까지 가서 입구로 틀었어야 했는데 그 잠깐 힘들다는 이유로 중간 연석에 껴들어버렸다. 나태함이었다. 흙 위를 달리니 몸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수변에서보다는 주변이 횡한 이곳에서 바라본 하늘, 역시나 좋은 하늘과 볕이다. 지금은 9시일텐데 해가 내 머리 위 부근에 있어 12시 전에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지난번 12시 경에 달렸을 때 혀를 내밀고 터덜터덜 달렸던 고생이 떠올라 잠시 아찔했다. 나는 아직 오늘의 내 몫을 해내지 못했기에 그늘을 누릴 자격이 없기에 빛의 길을 찾아 따라 달렸다. 노을공원 완만한 오르막 전, 잠깐 몸과 정신의 상태를 점검하여 오늘은 오르막을 두 개 오르는 대신 그보다 평지를 더 길게 달려 다시 몸을 궤도에 올리기로 했다. 그게 맞는 거였다. 나는 근래 무조건 한 번에 오르막 두 개를 오르려고 했으니 분명히 억지였을지도 모른다. 매일의 옳은 일보다는 그저 형성된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 오르막 앞에 그곳을 스윽 쳐다보고 내심 의무를 외면하는 거 같았지만 그에게 '다음에 오겠노라.' 며 옆의 평지로 갔다. 아직도 그늘을 누를 자격이 없기에 빛의 길을 찾아 따라 달렸다. 마음을 크게 먹고 두려움을 물리쳐 이곳을 막 달리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참으로 고행의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오르막 두 개도 한 번에 넘는 나에게는 힘들지도 길지도 않고 되려 편했다. 출구에 너무 편하게 빠르게 도착해 몸과 정신이 새로운 협의안을 내놨다. 난방공사 완만한 오르막에서 큰 메타세콰이어 숲길, 하늘공원 완만한 오르막, 하늘공원을 가기로.
역시 난방공사 완만한 오르막은 반대편보다 오르막다웠다. 큰 메타세카와이 숲길의 소로에서 울창함과 푸르름, 서늘함에 깊이 감사하니 어디선가 기쁨이 솟아 힘도 함께 솟았다. 하늘공원 완만한 오르막, 유감스럽게도 역시 힘든 건 힘든 거였다. 다행히 없는 힘을 쥐어짜며 오르막을 오를 때 느끼는 사타구니 부근의 근육이 찢어지는 느낌은 없었다. 다만 견딜 만큼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숨을 깊게 내뱉고 내리 꽂히는 다리를 평상시의 각도로 돌려놓기 위해 애를 써야했다. 아버지! 오늘 이 오르막길에는 동기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라이더였다. 역시 자전거의 바퀴는 뒤로 구를 수도 있고 오르막에서는 패달질이 걷는 것보다 효율이 안 좋아서인가. 내가 가장 먼저 정상에 올랐다. 이어서 또 다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하늘공원으로 들어섰다. 그동안 이곳을 많이 달렸었지만 근래에는 이곳이 네 면이 아니라 다섯 면으로 이루어진 걸 알았다. 오늘도 세보니 다섯 면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 중 한 면은 사실 다른 한 면의 일부로 봐야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면에 정의에 의하면 억지지만 그렇게 봐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좋은 길이다. 갈색 들판을 바라보는 내 눈 위로는 바다 같은 하늘 밖에 없으니.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 난지천공원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상체가 경직되어있으나 다리를 아주 시원스레 뻗어 달리는 남자가 먼저 지나갔다. 친구! 또 하나의 숲길.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올버즈는 내가 말한 것들을 비로소 깨닫고 나와 이곳과 함께 해야만 한다. 이곳에 오면 종종 과거 한 여자가 떠오른다. 걔가 이곳에 온 적은 없지만 내가 2014년 겨울 어느 월요일에 한 달리기를 자랑하려고 눈이 내린 이곳을 찍어 내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그는 댓글로 동기부여를 해줘서 고맙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한 달리기에 감사함을 전한 사람은 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우리는 처음부터 서로 다른 곳에 속해있었기에 서로 모르고 지낸다. 아까 내 앞을 지나간 친구는 빨라보였는데 역시 빨랐는지 하늘공원 둘레길 작은 오르막을 따라 오를 때 그가 저멀리 작아져 있었다. 처음에 봤을 때 순간적으로 적수라고 생각해 따라 붙으려 했는데 몸에게 억지 부리는 거 같아서 이기심을 눌렀다. 저멀리 작아진 그를 보며, '잘 가시게. 또 보자구.' 하늘다리에 이르니 지금까지 달린 걸로 충분히 내 몫을 해낸 거 같아서 멈춰서 바람의 언덕과 돌아가는 흙길, 멋진 숲길을 따라 놀이터 앞 식수대까지 걸었다. 보통 인내심을 발휘해서 한 모금 한 모금을 입에 머금어 헹구고 목으로 넘겼는데 이쯤 되서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는 바람에 자제심을 잃고 빠르게 세 모금을 그대로 들이켰다. 그늘에서 뻐근한 관절들을 아래부터 위까지 풀어주며 어쩌면 학서나 서율이가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들 행렬을 바라봤다. 집결지에 먼저 도착한 아이들 행렬을 이끈 선생은 그와 부모를 위해 아이들을 바위에 걸터 앉게 하고 꽃 핀 자세를 취하게 해 단체 사진을 찍었다. 뒤이어 다른 아이들 행렬을 이끌고 온 선생은 이 선생에게 원장에 대한 보고를 깜빡했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아이들은 어떤 느낌으로 이들의 대화를 느낄까? 마지막 한 모금을 머금고 입을 헹구며 홍제천으로 걸어갔다. 윽, 정말로 오늘은 인내심을 잃었다. 놀이터를 다 지나기 전에 또 삼켜버렸다.
홍제천에 들어서자 내 몫을 이미 해냈다고 생각해버려 도무지 힘이 안 들어가는 내 몸을 깨우려고 애썼다. '헤이, 이거야. 이거 할 거야. 준비 좀 해줘.' 슬슬 몸이 돌아왔다. 다리는 뻐근했고 집중력은 흐려졌고 좀 귀찮기도 했다. 모든 것에 솔직해져버렸다. '중동초등학교를 지나기 전에 잠깐 멈춰 걷고 아까의 속도로 그대로 달린다. 속도를 올리는 건 오늘만은 미룬다. 대신 걷다가 성실하게 공원까지 달리자.' 사천교 밑을 지나 오르막을 올라 사천교 위를 달리며 공원으로 조금이라도 빠르게 갈 수 있는 연서지하도로 가고 싶은 욕망을 물리치고 모래내고가차도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 테슬라 옆을 지나쳐 다시 경의선숲길로 향하는 오르막을 따라 작은 횡단보도를 건너서 공원 입구에서 달리기 종료.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난 플로깅이라는 단어를 형편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모든 자원에 대한 감사함과 의무를 절약과 재활용의 가능성을 져버리지 않음으로써 행할 뿐이다.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굽히며 속으로는 망할 놈들을 외치며 그분의 시험을 인지하며 재활용의 가능성을 지닌 플라스틱, 캔, 비닐 등을 주워 주머니에 넣는다. 공원 두번째 구역 초입의 벤치 구역, 마무리 스트레칭을 이곳에서 하는 게 좋은데 모든 곳에 사람이 앉아 있어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집에 가자. 아, 또 스스로 나태한 걸까?' 그래서 마지막 벤치 옆에 서서 손목과 발목을 풀자 앉아계시던 아저씨가 일어나 저리로 걸어갔다. 마땅히 내가 해야할 일이었다는 걸 깨닫고 몸을 풀고 플라스틱 등을 몇 개 더 주우며 집으로 걸어갔다. 커피네이션의 간판이 보이자 번뜻 그들이 빅사이즈 옵션을 추가했다는 광고와 내 주머니에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신용카드가 있다는 것과 커피네이션은 그리 크지 않은 회사일테니 재난지원금 사용처일 것이라는 게 떠올라 매장에 들어섰다. 주문해서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 빅사이즈는 스타벅스 스몰보다 양이 적은듯 했다. 그래서 매장 바로 앞 횡단보도를 신호에 맞춰 건너기 전에 이미 다 마셔버렸다... 역시 빅사이즈는 이디야라고 중얼거리며, 또 500원이 기업 차원에서는 투자 대비 어마어마한 이윤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집에 들어갔다. 누군가가 나를 찾았는지 핸드폰을 들여다보니 그저 도착한 결제 메세지에는 내 쌩돈이 결제되었다고 적혀있었다. 커피네이션은 규모가 꽤 있었나보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의무를 행하고 깨달음을 얻어 일시적으로 힘이 빠져 그 길로 물 750ml와 방울토마토 한 접시, 팥빙수바 2개를 먹었다.
2021년 10월 7일 목요일
이미 나를 알고 내가 남겨둔 흔적을 따라 여기까지 온 이던 새로운 이던 모두들 반갑다. 나는 여기에 내 동네 성산동을 달린 이야기를 여기에 남겨두겠다. 나는 나와 성산동의 이야기가 능히 나에게도 또 당신에게도 지속적으로 내면을 따라 진정한 삶의 여정을 이어나가는 동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옳음과 그름이 세상이 아닌 사회에서 해석되는 상황에서 내가 시덥지 않은 타협을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저 이것 뿐일지도 모른다. 분명 희망과 흥분, 사랑, 축복 등으로 가득 찬 나의 시간을 한 생명으로서 지닌 모두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된 슬픔, 분노 등까지 포함해 이야기에 담아 남겨두겠다. 당신은 나의 이야기가 이상하다거나 시덥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난 관심 없다. 당신은 아직 지극히 사회인의 인지 체계를 가져서 그런 것일테니. 당연히 나도 완벽하지 않다. 다만 나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는 평생에 걸쳐 보여지는 것 이면의 무언가를 보기 위해, 따르기 위해 이리로 저리로 구르며 단서를 모아왔고 무지에서 비롯된 악도 저질렀고 실수도 했고 어떨 때는 박수도 받아왔다고. 그래서 당신보다는 먼저 이렇게 말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당신은 어디서 무얼 했는가? 괜찮다. 내면에서 요동치는 무언가를 부정하지마라. 진정으로 그것이 무언지를 들여다보고 그 소리를 들어라. 모든 건 그곳에서 시작된다. 나와 성산동의 이야기를 참으로 느꼈다면 나와 성산동을 찾아라. 기다릴테니. 우리가 함께 하는 그날을 기다리겠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사랑해서 증오한다.
2021년 9월 24일 금요일 이야기는 브런치에 가입하고 2시간 정도 휘갈겨 쓴 것으로 나는 이 이야기로 바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나는 매번 한 무더기의 경험과 감상을 가슴에 담아 집으로 오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옮기는 데 전혀 힘든 건 없었다. 게다가 누가 읽을지도 신경도 안 썼고 형식도 신경도 안 썼기 때문에. 내 소개와 이 글의 주제가 에세이라 되있는 건 브런치가 단 하나라도 고르라고 강제한 규칙에 의한 것이다. 그것들을 신경쓰지마라. 내 이야기는 내 이야기일 뿐이다. "그게 에세이야". 마음대로 해라. 내가 이곳의 작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의기양양할 이유는 전혀 없지만 나를 통과시킨 브런치를 운영하는 이들이 궁금하긴 하다. 그들은 나보다 앞서 옳음을 따르고 선의로 가득 찬 이들일까? 아니면 그저 음흉한 놈들일까? 나는 여전히 브런치에 누가 있고 무슨 글이 많이 읽히는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출력은 입력을 따를 뿐이다. 그래서 지극히 비교 대상이 없는 개인적인 것이며.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느라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 휘갈겨 쓴 글을 수정 없이 첫 발행글로 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