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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Mar 18. 2019

글쓰기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요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 꾸준히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마음이 편해야 일이 술술 풀리는 법인데 억지로 맞지 않는 톱니바퀴를 돌리다 보니 자꾸 삐걱거린다. 글쓰기 초입을 20분째 쓰고 있는 이유가 그 탓이다.


2018년 그토록 원했던 라이카 카메라를 구매한 뒤로 사진 실력이 대폭 상승했다. 비싼 카메라를 구매해서 그런지 사진을 찍는 재미도 좋았고, 무엇보다 돈을 헛되게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카메라 사진을 올리기 위해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네이버 메인 상위에 노출되면서 점차 블로그에 흥미가 생겼다. 그러다 스토리텔링단에서 대외활동까지 하게 되었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2019년에는 아직 제대로 된 글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새로 시작된 회사의 사업이 초기단계여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둘째는 회사가 집과 멀어져 개인 여가 시간이 줄어들었고, 육체적으로 피곤함을 많이 느끼게 됐다. 셋째는 2, 3개월 동안 쓰지 않으니 점점 글을 쓰기 전인 원점으로 돌아갔다. 글쓰기를 위해서 여러 책을 읽었지만, 결국 시작해야 글쓰기 되는 거였다. 글은 손으로 쓰는 게 아닌 엉덩이로 쓰는 것인데 그것을 잊고 있었다.


앞으로 꾸준히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나만의 규칙들을 만들었다.


첫째, 한번 쓴 글은 수정하지 않는다.

오타가 나거나 생각이 안 나면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무슨 글을 쓰려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특히 초입 부분에 그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오타나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마지막에 점검을 하면 되니 앞으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지 않는다. 만약 원고지라면 무척이나 아까웠을 것이다. 그리고 초고는 웬만하면 수정할 수 없도록 종이에 쓰자.


둘째, 키워드나 노출을 생각하지 않는다.

마케팅을 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다 보니 검색 로봇이 내 글을 잘 검색할 수 있도록 이곳저곳에 장치를 해놓는다. 이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니 노출은 생각하지 않는다.


셋째, 정보를 옮기는 글이 아닌 내 생각을 담은 글을 쓴다.

정보가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비슷한 글을 검색하면 금방 나온다. 물론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던 것처럼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나중 가면 똑같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기 전 내면의 생각을 더 많이 한다.


넷째, 정해진 시간에는 무조건 글을 쓴다.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똑같은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던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럼 뇌에서 어느 순간 번뜩하고 글쓰기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글쓰기 시작 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 생각을 읽기 위해 그리고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도 정리되지 않은 것은 그냥  사라지기 마련이다. 나의 생각은 곧 가능성이라 믿는다. 또 나를 조명하고 싶다. 연극학과를 나온 나는 20대 때 교과서와 희곡 말고는 다른 책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생각의 깊이가 얕다. 30대 때에는 나에 대해 많이 탐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란 사람은 무엇인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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