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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수 Jun 16. 2020

01 순환 경제 Circular Economy

가치 있는 변화를 꿈꾸는 체인지메이커 사전 01 

From cradle to cradle 
요람에서 요람까지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사회 수업시간에 졸지 않았다면 얼핏 들어봤을 텐데, 요람에서 요람까지는 뭐람?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인 1942년 영국 베버리지 보고서의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목표를 표현한 구호로서 완벽한 사회 복지를 의미합니다. 


'요람에서 요람까지'는 위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빗대어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2002년 독일의 화학자인 마이클 브라운가르트 Michael Braungart와 미국의 건축가인 윌리엄 맥도너우 William McDonough가 공동으로 집필한 책 '요람에서 요람까지:만드는 방식을 다시 만들다 Cradle to Cradle: Remaking the Way We Make Things'에서 아래와 같이 처음으로 언급되었습니다. 


Cradle to cradle is a sustainable business strategy that mimics the regenerative cycle of nature in which waste is reused. In nature, when a tree or animal dies or creates waste, that waste breaks down and becomes nutrients for another process.

요람에서 요람까지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버려지는 것들이 재사용되는 자연의 재생산 과정과 닮아있다. 자연에서는 나무나 동물이 죽거나 버려지는 것들을 생산하게 될 때 이것들은 썩게 되고 자연의 또 다른 프로세스를 위한 영양분이 된다. 


위에서 예시로 든 것처럼 자연의 순환 과정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자연에서 나무나 동물이 죽으면 자연스럽게 썩어서 다른 생명체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주게 되지요. 순환 Circular 개념도 동일하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선형의 경제활동과 순환경제의 비교

Circular Economy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순환경제'라고도 하는데요. 이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만 간단히 생각해보면 기존의 '생산- 사용- 폐기'의 선형 단계의 과정이 아니라 '생산-사용-재사용 또는 재활용'을 기반으로 자원의 활용이 순환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버리는 것을 최소화하고, 만약 버려지는 게 있더라도 그것을 새롭게 활용하여 유용한 자원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순환 과정을 통해 자원의 가치가 새것과 비슷하게 유지가 되거나 더 좋은 가치를 지니게 되는 자원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히 지양할뿐더러 바람직한 순환모형은 아닙니다. 


기존의 선형 Linear 개념이 산업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순환 Circular의 개념도 제조 관점에서 주로 바라보게 됩니다만 위의 그림에서 보실 수 있듯이 생물학적인 Biological 관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순환이라는 것 자체가 자연에서부터 온 원리이니까요.  이 개념을 2017년 당시 한국에서는 제가 잘 접해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디자인 대학에서 순환을 고려하는 디자인은 정말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이런 순환성에 기반한 미래형 소재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대학원 과정도 여럿 있었습니다.


Circular Economy로 단연코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관인 영국의 엘런 맥 아서 재단 Ellen Macarthur Foundation에서 간략하게 설명한 아래의 정의를 참조해보세요. 아래 문장에서 괄호 부분이 들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제가 생략되어 있는 것들을 집어넣어서 완성하여 보았습니다.


A circular economy is one that is restorative and regenerative by design 순환경제는 디자인을 통해 (자연계를 닮은 순환적인 시스템이) 회복되고 (버려지고 낭비되는 자원들이 가치 있게) 재생산되는 것이다 

Circular Economy Butterfly diagram © Ellen MacArthur Foundation

위의 다이어그램은 생물학적 요소(음식 또는 나무로 만든 재화처럼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들)와 기술적인 요소(금속소재의 기계 또는 부품과 같이 썩지 않는 재화들) 두 가지 날개로 이루어진 나비 모형의 순환 경제 다이어그램입니다. 핵심은 가치를 잃어버렸거나 저하된 자원이 새로운 과정을 통해 가치가 더해져 원래의 상태와 같거나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좌측에서는 어떤 화학적인 작용을 거쳐 생물학적 요소들이 바이오 가스나 혹은 유용한 영양 자원 등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을 나타내고 있고요. 우측에서는 물리적인 과정 즉, 사용자의 유지 보수, 재사용, 공장에서의 재가공, 산업적인 재활용 등을 거쳐 가치가 올라가는 제조공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각 요소별로는 별도로 다시 포스팅하여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엘런 맥 아서는 대체 누 구이 길레 Circular Economy의 선구자가 되었나? 아래 엘런 맥아서의 TED 영상을 보시면 그녀가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장거리 요트 선수이자 2005년에는 논스톱 솔로 트립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영국의 스포츠 스타입니다. 

https://youtu.be/ooIxHVXgLbc

The surprising thing I learned sailing solo around the world | Dame Ellen MacArthur


그렇다면 디자이너들에게 Circular Economy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버려지는 것들과 오염물질이 나오게 되는 것은 '디자인 단계'에서 주로 결정이 되게 되며 디자인 단계에서는 80%의 환경적인 임팩트가 결정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은 심미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 제품이 수명을 다하고 난 뒤 '해체 과정', '소비자에게 버려지는 과정' 등을 고려하여 조립 방식 또는 소재를 고려하여 디자인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죠. 


IDEO에서는 Circular 개념을 디자인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엘런 맥 아서 재단과 협력하여 Circular Design Guide를 내놓았습니다. IDEO의 디자인 싱킹 프로세스에 기반하여 Circular개념을 고려한 디자인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과정입니다. 



The next big thing in design is circular


Circular Design Guide는 다음과 같은  4가지 단계와 각 단계별 세부적인 스텝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반드시 순서대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사항은 웹페이지(https://www.circulardesignguide.com/)에서 참조해보시고, 아래에서는 간략하게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해(Understand): Circular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사고방법들이 스텝별로 들어있어 디자이너의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장 첫 번째 스텝은 순환성에 대한 이해 Understand Circular Flows 로서 위에서 설명드린 Circular 개념을 이해는 것입니다.

 

정의(Define): 내가 현제 당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브랜드와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고려하게 됩니다. 


제작(Make): 유저 리서치, 브레인스토밍, Circular 소재 선택 등을 통해 실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게 됩니다.


론칭(Release): 실제 제품을 론칭한 뒤 제품의 사용 과정을 고려하고 제품의 파트너십과 스토리 등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Understand 단계의 세부 실행 스텝들


Next 

여기까지 Circular 개념에 대한 설명이었는데요. 다음에는 Circular를 고려한 기업/아티스트/디자이너들의 흥미로운 시도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매주 화요일 체인지메이커 사전과 

매주 금요일 흥미로운 임팩트 사례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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