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고 닳아버린 민원 응대 공무원의 마음
어제 나에게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지르던 민원인이 잊혀지지 않는다.
“니가 먼저 기분 나쁘게 꼴아봤잖아!”
명패를 발견하니 옳다구나 싶었는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며 비웃던 표정을 잊고 싶었는데, 오히려 기억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일찍 조퇴를 하고 내 잘못이 무엇이었는지 깊게 생각해봤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은 먼저 때린 사람에게 있었다. 순종적이지 못한 내 성격을 미워해봤지만 내가 원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일을 계속 하려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면서 익숙해져야 한다.
내가 일하는 곳은 최소 ‘1일 1깽판’이 기본이다. 화를 내거나 큰 소리로 비난하는 일은 곧 폭력이나 다름이 없는데, 익숙해지면 폭력이 괜찮아질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결론이 나온다.
친절함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무한한 마음이 아니고, 총량이 정해져있으며 손상도와 시간에 비례하여 마모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에 최소 한 번 이상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근무환경에서 내 마음은 모두 닳아버렸다. 익숙해지면 괜찮은 폭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