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디자인답사 도시탐구 3탄
말그대로 어떤 “위엄”이 나에게 기세를 꾹꾹 누르는 듯한 부담이 느껴졌다. 여의도나 강남이 익숙했다면 덜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가로방향이 더 넓은 형태가 나는 더 선호된다. 파리도 그런면에선 도로폭에 비례한 도로변 건물높이 제한을 갖기 때문에 공공공간만 보자면 더 심리적 편안함이 있다. 건물로 부터 오는 위압감을 적게 느끼기 위함일 뿐 아니라, 획일적이지만 그럼에도 조화스러운 미까지 전해주는 것 같다. 대형폭포를 눈앞에서 본다면 비슷한 느낌일까? 초초초초거대한 건물 옆에 있는 한 낱 작은 나란 인간은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물론 이런 류의 압도감이 무조건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압도하는 스케일의 화면이 있는 영화관이 있고, 수직방향으로 물을 세워놓은 아쿠아리움이 있고, 또 단순 건축물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자 할때 의도적인 위압감을 주기도 한다. 고로, 두바이는 “의도적 압도”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공공환경 개발의 질은 두바이에서 뽑아내는 수준과 유사하거나, 더 나음을 느꼈다. 물론 지자체 입찰방식이나, 국내 토목공사 입찰경쟁에서의 ‘경제성’, 이른바 가성비는 늘 높은 배점항목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수준은 적어도 내가 경험해본 그 어느 곳보다 공공의 질이 매우 높다고 할 수도 있겠다. 둘째날 느낀 재밌는 포인트가 하나 있었는데, “No 가로수”였다. 전봇대 지중화는 어렵지 않은 예상이었고, 모든 화단에 자동으로 물을 주는 시스템이 있는 것에 비하면, 가로수가 도로변을 따라 있을 법도 한데, 무튼 신기했다. 뇌피셜을 가동하자면 어쩌면 자동차중심 도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도시의 속도에 맞는 도시계획을 한 아이디어로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예를들어 80km/h 고속화도로에 50km/h 시내도로 변 가로수 분포와 비슷하게 배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날이 너무 더워 대부분이 자동차로만 이동을하고, 자동차로만 이용하니 보행자는 없고, 보행자가 없으니 보행환경의 질을 높일 필요가 없지 않았겠는가. 곧 이 점은 자전거랑도 연관되는 것 같다. 자전거를 위한 환경이 두바이에는 말그대로 필.요.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정류장에 에어컨을 설치한다던가, 명확한 교통법규를 가지고 있는터라 대부분이 잘못된 방향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내 기준인 보행자관점 공공디자인은 이해가 매우 어려웠다.
두바이 도시풍경의 어떤 모습은 흡사 국내 도시와 비슷하기도 한 느낌을 받았다. 도시 가로등 빛과 광고판 빛들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국적인 모습을 지향하는 우리나라 신도시의 어떤 도시계획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보다 건물이 더 많이 보여서 그렇게 느꼈는지, 어쨌든 “레벨업”한 우리나라 같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도시개발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멀지않은 미래에 비슷해지려나? 인터넷시티, 무인경찰서, AI국무장관, 3D프린팅 건물들이 어색한 단어들이 아닌 그런 미래? 조금은 불편한 부분도 사실 있었다. 단순히 사적인 영역에서의 빈부격차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프리미엄 등급”을 따로 구분한 곳이 정말 많았다. 공항, 지하철, 택시 등의 공공이라 불릴 수 있는 영역에 돈을 더주면 더 좋은 서비스로 돌아오는..그런.. 물론 여기서 사회구조를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고, 미래에 내 후손들이 살게된 우리나라의 개발 방향도 “가능하다면” 더 돈이 많이 되는 일들을 좇는 도시새발의 방향보다는, 삶의 질을 위한 선택들의 연속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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