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

내가 매일

산을 오르는 이유는

하늘과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기 위해서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고개를 들어보라

보이는 것이 다

나의 하늘이 된다

내가 매일 산에 오르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살고 있는 땅을

더 넓게 보고 싶어서다

산 위에서 보는 땅은

산 아래에서 보는 땅 보다 넓다

산 아래에서 보는 하늘보다

산 위에서 보는 하늘이

더 광활해 보이듯이

삶도 눈앞만 보면

늘 보이는 것만 보이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지금의 삶이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작은 배낭 하나

어깨에 두르고

산으로 올라가 보라

산은

할 일 없는 사람들이

그저 올라갔다

내려오는 곳이 아님을

곧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한 두 번 산에 올라가 보고

산의 존재를 비하하거나

산의 위대함을

깎아내리는 말을 입에 담지 말라

산 위로 올라가서 보아야

하늘도 땅도

제대로 보인다

우리네 삶도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아야

더 잘 보인다

바닥에서

기어 다니는

벌레들을 보라

그들은 땅만 알고

하늘이 있는 것을

모르거나 잊고 산다

우리의 삶이

그와 같을 수는 없으니

지금 당장

산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땅을 내려다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