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마실 나온 달님

by 해진

낮에 달님이

희미하게 떠 있다


달님은


낮에 나타나면


햇님의 눈부신 존재감에

자신이 희미해지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무엇이 그리 궁금했기에


참고 참았다가

뛰쳐나온 걸까


하긴 달님도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낮에 꽃구경이라도

하고 싶었나 보다


밤에만 피어나는

달맞이꽃이나

재스민꽃의

익숙한 모습 말고


낮에 피는 꽃들의

산뜻한 자태가

몹시 궁금했나 보다


그들이

빨강, 노랑, 분홍, 하양

형형색색으로 피어

뭇사람들의 눈길을 유혹하는

오월의 장미들 일지도


아마 달님도


부엉이나 두견이의

처량한 노랫소리 말고


낮에만 노래하는 새들의

경쾌한 우짖음을

가끔은 듣고 싶었나 보다


그것은

첫여름을 알리는

노란 꾀꼬리의

청아한 노랫소리 일지도


나도

밤에만 보아왔던

늘 우수에 찬

달님이었기에


낮에 나온 달님의

호기심 어린 모습을

보고 싶었다


달님,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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