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리하여
사물의 실체를 더욱
또렷하게 한다
너무 어려운 은유를 써서
사물의 본질까지 가려버린다면
시의 미래를 지워버리는 것과 같다
다시 보았을 때
가린 것 때문에
가려진 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그러하니
뻔한 것은 뻔한 것 대로의
날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시에서 허용되는 용기이다
뻔한 것을 감추는 것은
시의 본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애써 관념화시키지 않은 언어로
일상의 숭고함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
시의 일 중의 하나라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는
슬픔을 가리지 않고
뱉어내는 것도 시의 일이라는 것을
믿고 싶다
내가 쓰는 시를 통해서
삶이 더욱 또렷하게
시어의 바깥으로
튀어나오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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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후기
오늘 하루가 뒤죽박죽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매일 쓰는 나의 글은 그렇지 않기를 원하는 것은 무리인가?
아마도...
이렇게 글을 써나가는 것이 작가에게 허용되는 자유인가, 방종인가 구분이 되지 않는 날이 오늘이다. 그래도 또 한편 썼다? 그리고 부끄러움은 온전한 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