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by 해진


한 시인이

미지의 언어들을 얻으려다


그만 미로에서 길을 잃었다


시인은 정신없이 헤매다 지쳐

털썩 주저앉아

한걸음도 더 나가지 못했다


그때 시인은

빛한점 없는 미로에서


작고 희미한 등불 같은

빛하나를 보았다


그 빛은 그의 심장으로부터

나오고 있었고


그곳에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미지의 언어들도

함께 있었다


세상의 밝은 빛 아래에서는

그 빛이 너무 연약하고 희미하여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그 빛이었다


미지의 언어들은 찾았지만

그는 미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그가 애써 찾은 미지의 언어들은

그의 심장의 불이 꺼지자


그만 그와 함께

모두 사라져 버렸다는


슬픈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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