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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Apr 08. 2024

리뷰]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세 가지면 된다고?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저자 오은영, 출판 웅진리빙하우스, 발매 2011.06.08.

1. 저자 소개 및 책 소개

사교육 회사에 다니면서 현장 부모들과 소통할 때 아이 교육을 잘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첫째, 할아버지의 재력, 둘째, 아빠의 무관심, 셋째, 엄마의 정보력이 이 세 가지다. 이 얘기를 해주면 우스갯소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많은 엄마들이 공감의 박수를 치곤 했다. 엄마 맘대로 할 수 있도록 무관심한 아빠가 자녀교육에 도움이 되던 시절도 있었겠지만 아이는 엄마, 아빠 양부모가 함께 키우는 일이니 그냥 웃자고 한 얘기임을 명심하자. 특히 아빠의 무관심은 자녀교육에 치명적이다.


 책은 요즘 방송에서 자주 보는 오은영 박사를 자녀교육 전문가로 세상에 널리 알게 해 준 책이다. 오은영 박사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EBS <60분 부모>라는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참여하며 아이 양육 문제에서 답답해하는 부모들의 가슴을 뻥 뚫어주는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오은영 박사는 현재 오은영 의원 소아청소년클리닉(원장), 오은영 아카데미(원장), 오은영 지능개발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답이 없는 양육 전쟁에 힘들어하는 많은 부모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느낄 수밖에 없는 불안과 두려움의 근원을 파헤치고, 그 불안을 해소하고 좀 더 자녀 양육에 도움을 주고자 쓴 책이다. 특히 자녀 양육 문제에 있어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확연히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되는 엄마와 아빠의 의견 차이 이유에 대해 서로 그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자녀 양육은 엄마, 아빠의 공동의 문제임을 알려 주고 있다.


2. 다시 새겨보는 문장들.

P25. 걱정 많은 엄마와 무관심한 아빠.

엄마들이 남편들에게 불만을 갖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돈을 버느라 육아나 교육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모든 것을 아내에게 일임하는 유형이다. 이들은 육아에 대해 아는 것도 없거니와 어쩌다 교육에 대해 한마디만 해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육아에 대한 의사발언권이 없다 보니 자신이 필요한 순간마저도 멀찍이 떨어져 뒷짐지고 지켜보곤 했다.

두 번째는 첫 번째 아빠처럼 평소에는 육아나 교육에 전혀 관여하지 않다 가도 훈육을 할 때만 전면에 나서는 유형이다. 이들은 평소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 육아나 교육에 대해 전혀 알지는 못하지만, 아빠 된 사람으로서 훈육만큼은 책임져야 한다는 묘한 사명감이 존재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종종 강압적으로 아이를 훈계한다. 이 때문에 궁지에 몰리고 가족들로부터 왕따 아닌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는 '아이는 자기가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 아이는 내버려 둬도 잘 큰다. 때가 되면 다 잘한다' 하는 식으로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이상주의적인 유형이다. 자신의 의견이 아내와 부딪치면 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주 극단적인 예를 일반화시킨다. 예를 들어 5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자고 하는 아내에게 지나친 조기교육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에 대한 신문기사를 언급한다.

→엄마들은 하나같이 남편을 무관심하다고 말하고, 아빠들은 입을 모아 아내에게 쓸데없는 걱정만 한다고 말하는 이 상황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P28. 아빠들은 아이는 그렇게 아프면서 크는 거고,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성적이 좀 떨어진다고 해서 대학 입학을 좌우하는 것도 아니고, 오늘 한 끼 안 먹는다고 아이가 어떻게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엄마들이나 아빠들 모두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것에 추호의 의심도 없다. 과연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일까?


P37.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으로 임신기간에 분비되는 호르몬이고, 프로락틴과 옥시토신은 출산 후 여자가 어머니로서 행동하도록 조정하는 호르몬이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출산한 여자의 젖꼭지는 금세 꼿꼿해지면서 당장 젖 먹일 채비를 한다. 이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여자의 몸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엄마의 뇌에는 '아기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라는 큰 명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남자가 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에도 호들갑을 떨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엄마의 뇌 회로는 아기의 안전에 완전히 맞춰져 조금이라도 위험한 것은 차단하려고 든다.


P41. 1990년대 들어 빠르게 인터넷이 대중화되었다. 사람들은 책이나 전문가를 찾기보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정보를 취득하기 시작하였다. 인터넷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정보의 양이 늘어났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나름 앞선(?) 엄마들은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글도 올리고, 블로그 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의 이런 변화와 요즘 엄마들의 육아 불안은 커다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갑자기 밀려들어온 주체할 수없이 방대한 정보는 엄마들로 하여금 더 많은 걱정과 더 강한 불안을 만들어 냈다.


P43. 많은 전문가가 부르짖는 ‘아동 존중'은 서양의 경우 체코슬로바키아의 교육사상가 코메니우스가 17세기, 프랑스의 교육철학자 루소가 18세기에 이미 입이 마르도록 강조한 것이었다. 그 후 몇 백 년 동안 서양에서는 '아동 존중'에 대한 논의를 해왔고, 사회 곳곳에 아동을 존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중략)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여 절대 체벌하지 않으며, 아이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 (중략) 자기 자신이 존중받으면서 자라지도 않았고, 자라는 동안 아이가 존중받는 모습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명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이를 존중하는 것은 상당히 오랜 기간 피부로 받아들여져 나의 삶에, 하나의 가치관과 철학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삶 곳곳에서 아이를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P52. 능력은 있었지만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설움을 내 아이가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 세대 엄마들은 아이가 슈퍼키드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보니 이 나이 엄마들은 엄친딸, 엄친아라는 말을 듣는 아이를 갖게 되었다. 공부는 물론 운동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외국어도 잘하는 아이로 키워낸 것이다.


P179. 불안한 부모, 충돌 상황별 해법을 찾아라.

친구와의 싸움]

아이가 자라 올바른 생각을 갖게 되면 부모의 비이성적인 행동이 창피하고, 왜 나에게 옳고 그른 것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는지 항의할 수도 있다. 자신을 보호해 준답시고 항상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부모가 존경스럽지 않을 수 있다.


P182.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양육방식은 자신을 키웠던 어머니의 방식인 경우가 많다. 옛날 자신이 키워진 양육방식을 이상화시키고, 거기에 신문기사를 가미시켜 아내의 양육방식에 태클을 건다. 아빠들의 이런 태도는 변해야 한다. 아빠도 아이의 지금 모습에 대해 배워야 한다. 옛날 양육방식이나 극단적인 이론으로는 아이와 좋은 유대관계도, 아내와 좋은 부부관계도 유지할 수 없다.

→요즘에는 없을 것 같지만 아직도 이런 아빠 종종 본다.


P184~185. 체벌에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체벌만큼 아이를 불안하고 공포스럽게 하는 것도 없다.

둘째, 체벌은 전혀 교육적이지 않다. 때려서라도 아이를 바르게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체벌을 한다지만 때려서는 아이를 절대 바르게 키울 수 없다. 왜냐하면 체벌이 반복될수록 아이들은 시쳇말로 매로 때우려 하기 때문이다.

셋째, 체벌은 아이와의 관계를 망친다.


P189.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에 대한 체벌이 쉽게 이루어진다. 내 자식이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 있든 없든 서양 아이나 한국 아이나 느끼는 것은 똑같다는 점이다. 체벌은 나를 존중하지 않고 나를 함부로 대하고 나에게 아픔을 주고 나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으로 느낀다. 때문에 절대로 안 되는 것이다.


P196~198. 훈육

아이를 훈육할 때 다은의 여섯 가지는 꼭 기억하자.

첫째, 아이가 너무 몰두되어 있을 때는 그 즉시 혼내지 마라.

둘째, 분명한 원칙과 잘못된 이유만 설명하라. 훈계의 강도를 높인다고 아이의 인격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셋째, 혼낼 때는 반드시 사무적으로 해라. 젊은 엄마들 중에는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제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넷째, 자기 편하자고 혼내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라.

다섯째, 너무 단정적인 표현보다는 중립적이고 제한적인 표현을 써라.

여섯째, 상황을 일반화시켜서 표현하라. 예를 들어 동생을 때렸다면, '동생을 때리면 안 돼'가 아니라 '동생을 포함해서 누구라도 때리면 안 되는 거야' 식으로 해야 한다. 


 P250~251. 아빠들이 돈이 없다는 말을 죽어도 못하는 것은 '돈=자존심'이라고 생각하고, 엄마들이 돈을 안 준다는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돈=사랑'이라는 말도 안 되는 등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중략) 아빠가 엄마에게 아이 교육을 위해 어떤 교재를 사자고 할 때 "안돼!"라고 말한 이유를 솔직히 말하지 않았고, 엄마가 그 교재를 꼭 사고 싶은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통하지 않으면 아빠는 엄마를 '남편 벌이는 생각지도 않고 씀씀이가 헤픈 여자'로, 엄마는 아빠를 '자기 술값으로 20만~30만 원은 잘도 쓰면서 내가 사자는 것은 안 사주는 이기적인 남자 내지는 내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로 오해한다.


P268. 엄마들이 아이에 대해 감성적으로 되어버리는 것은 아이를 끔찍이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위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라고 말하는데, 아이를 바라볼 때 엄마의 뇌가 그런 상태이다. 성인이 사랑에 빠지면 유효기간이 보통 2년이라고 하는데, 엄마의 뇌는 아이를 키우는 20년 동안 그런 상태이다.


P280.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은 자기를 닮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의 명령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가 자신이 예상한 것과 다른 반응을 보이면 '어떻게 쟤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 생각한다.


p289. 사춘기가 되면 아이 몸의 호르몬이 그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 몸은 좀 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이기를 원한다. 아이 안에서 일어나는 발달의 진행을 아이도 주체할 수가 없다. 아이가 말 안 듣는 것이 아니라 아이 몸의 호르몬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 호르몬은 아이가 조금씩 독립하는 법을 가르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p293. 내 얘기를 참고 상대의 얘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당신이 얘기해 봐. 당신이 뭘 걱정하는지"라고 묻고 끝까지 들어라. 그리고 절대 중간에 끊지 마라. 남편들은 자신의 논리로 상대를 설득해서 대화를 그 현장에서 종결짓는 버릇이 있다. 일단은 듣고 자신과 생각이 많이 다를 때는 그날 문제를 결론 내지 않는다.


p295. 친절, 배려나 말투, 의사소통하는 방법 등은 몸으로 배우는 것이지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그런 것을 가르치려면 아이가 그 분위기에서 살게 해야 한다. 몸으로 그런 개념이 나오게 하려면 그 분위기에 젖어 있어야 한다. 사소한 불안도 부모와 상의하고 부모와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 친절과 배려가 몸에 밴 아이, 말투에서 따뜻함이 항상 묻어나는 아이.... 아이의 이런 모습은 부부가 보여주는 대화로 모델링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p301. 부정적인 의사소통은 아이에게 분노와 화를 만들 수 있다. 아이에게 부정적인 답변을 일으키고, 부모 자신의 기분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같은 메시지라도 긍정적인 의사소통은 두 사람의 마음을 모두 편하게 한다.


3. 다 읽고 난 소회

이 책은 저자가 소아청소년클리닉 및 학습발달연구소 원장 시절 전문가의 시각으로 발달과정에 맞는 육아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또한 훈육 시 엄마와 아빠가 다른 이유를 학문적 관점에서 설명해 주고 있어 궁금했던 점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한때 교육전문가를 자처하던 저자로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자녀교육에 있어서는 부모들이 올바른 교육철학을 갖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초등 전에 키우는 내 아이의 가능성: 저자 전병호, 출판 아주좋은날, 발매201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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