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답 이래도
답이다.
독서의 효용성을 말하기도 이제는 지겨울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러니 나 같은 독서 추종자들은 또 이렇게 잔소리 글을 쓴다.
'한국인의 독서량이 OECD 꼴찌 수준'이라는 헤드라인은 이제 진부하다. 지금 한국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현상들과 독서량의 관계는 분명 있어 보인다. 통계청 자료(2023년 11월 기준)에 의하면 13세 이상 한국인 전체 1인당 평균 독서율은 7.2권이다. 사실 수치를 보니 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그중 청소년(13~19세)이 12.6권으로 제일 높았고 그다음이 40대(40~49세)가 10.3권으로 1년에 10권 이상 읽는 세대였다. 그다음 세대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어 50 대 5.7권, 60 대 4.0권, 70 대 2.1권, 80대 이상은 1.0권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퇴 후 개인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 같은 노인층의 급격한 독서율 감소가 눈에 들어온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던 이어령 박사가 일본의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만나 대담한 내용 중에 독서에 대한 멋진 해석이 있어 소개한다. 책을 읽는 ‘공부’라는 행위는 같은 한자인데도 중국어로는 ‘시간, 여유가 있느냐?’는 뜻이고, 한국에서는 ‘스터디(Study) 한다’는 뜻이다. 일본어로는 ‘아이디어’를 말한다. 세 말을 합치면 ‘쉬고 공부하고 마지막으로 생각이 나온다’는 뜻이 된다. 독서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
이어령 선생 말대로 ‘쉬고 공부하고 마지막으로 생각이 나온다’는 것이 독서인데 은퇴 후 쉬기만 하고 독서를 하지 않으니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못한다. 과거 속에 살 수밖에 없다. 그러니 군사독재를 합리화하기 위해 저지른 역사왜곡을 신봉하며 성조기, 이스라엘 기를 흔들고 이승만을 추대하며 홍범도 장군을 폄하한다. 지난 선거에서 보듯 한국 사회는 세대 간 가치관 차이로 인한 갈등이 큰 문제다. 이는 독서량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나이 들어 구박받지 않으려면 독서밖에 답이 없다.
‘지식을 경영하는 전략적 책 읽기’의 저자 스티브 레빈은 독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에 갇히게 된다.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자기 생각의 회로 안에서만 머물게 된다. 그러나 독서를 하면 상대의 회로로 드나들 수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일본의 뇌과학자 도호쿠대학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연구를 통해 독서가 두뇌발달에 깊은 영향이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대뇌의 앞부분인 전두전야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전두전야는 상상력과 창조성을 주관하는 곳으로 독서를 많이 하면 우수한 두뇌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생각 회로를 나와 넓은 세상을 받아 안고 머리 쓰고 살고 싶다면 독서가 답이다.
☞최소한 이 정도 책을 읽어야 10권 <무순>
1.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저/ 김영사/ 2023년 출간 10주년 판
2.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저/ 을유문화사/2023년 40주년 기념판
3. 익숙한 것과의 결별/구본형 지음/을유문화사/2007년 개정판
4. 코끼리와 벼룩/찰스 핸디 지음/모멘텀/ 2016년
5. 프레임/최인철 지음/21세기 북스/2021. 10주년 기념판
6.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김영사/2019년
7. 어떻게 살 것인가(힐링에서 스탠딩으로)/유시민 저/ 생각의 길/ 2013년
8. 숲에게 길을 묻다/김용규 지음/비아북/2020년
9. 총 균 쇠/재레드 다이아몬드/ 김영사/2023년 출간 25주년 기념판
10.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청아출판사/ 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