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의 캠퍼스 탐구생활 1화 90년생, 학교에 가다.

90년생, 36살에 다시 학생이 된 이유

by 비타민들레


드디어 이번 주에, 개강을 했습니다.

제가 다니게 된 대학원은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평생교육/코칭 전공입니다.

두근두근, 15년 만에 입학식!

회사 밖 밥벌이에 도전하며

콘텐츠 사업/기획 등의 직무를 수행했던 제가 전직(轉職)을 했고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습니다.


'질문을 통해 사람의 발견을 돕는 코칭'이라는 일을

무엇과 함께 배우느냐에 따라 많은 선택지가 있었는데요.


이게 내 사업, 직업, 이후의 진로로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부분 등

모르는 건 많은데, 고려해야 할 건 많아

어느 학교를 지원해야 할지 조차 알아보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5개 학기, 3천만 원 이상의 등록금도

'지금 내가 이 공부가 꼭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저는

직장인 시절의 최신 월급만큼 못 벌고 있는

초보 사업가이니까요!


한국에서 코칭을 공부하기 위한 선택지는

많아졌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풍부하다 하지는 못하겠더군요.


1. 코칭 MBA

2. 코칭을 사회과학적으로(심리와 함께 배우는 것)

3. 코칭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배울 수 있는 것 (상담코칭/교육, 코칭)

4. 큰 코칭펌에서 운영하는 각 목적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저의 선택은 3번이었습니다.


1번은 '코칭'만 배우는 게 아쉬웠고

2번은 제가 '심리학'이 어렵더라고요.

4번은 목적성과 배움이 가장 효과가 좋은데,

장기적인 측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라는 게 걸렸습니다.


3번을 하고 싶은데, 한국엔 흡족한 커리큘럼이나 학교가 없더라고요.

집 근처에도.

그러던 와중, 교육학이 '인문학'에 기초한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강대의 해당 전공이, 저에게 부족한 '교수법'이나 '퍼실리테이팅'을 습득하며

사람에 대한 생각과 공부도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문장만 보면, 기대가 커 보이지만 사실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면접을 보고, 입학식과 OT에서 선배와 동기 선생님들을 만나니

각자 대학원까지 오게 된 이야기를 들으며

'오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피어올랐습니다.


두근두근 첫 수업날, 2025년 3월 5일

개강 후 첫 수업은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론이었고

함께 참여한 클래스메이트는 12명 정도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이 학교 오신 이유는, 가까워서 인가요?'

'평가가 절대 평가라고 들었는데, 이게 여러분께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많은 배움을 기대하고 오셨는데, 저는 여러분께 가르쳐드릴 게 없어요 정말. '


재치 있는 입담의 교수님 말씀은 너무 유쾌했고

크지 않은 강의실을 적당히 채운 선생님들의 꼿꼿한 집중력, 열의가 섞인 기대,

말하지 않아도 풍겨지는 학습 의욕이 곳곳에서 풍겨와

수업이 끝난 후에는 기진맥진했습니다.


아 여기는 모두 '선생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교육대학원이라 그런가요? 아님 모든 대학원이 다 '선생님'이라 부르나요?


입학 시기와 관계없이 모두 '선생님'이라 부르고요

교수자도 학습자들을 '선생님들' '김현주 선생님' 이렇게 부르십니다.


전 교육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했는데,

첫 수업인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론'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평생교육이 '교육'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정의와 일반적인 시선

형식 교육/ 비형식 교육/ 무형식 교육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 형식 교육: 학교에서 배우는 것/교수자와 학습자의 역할이 정형화된 것

- 비형식 교육: 형태는 형식교육의 모습을 띄지만, 사회적인 인정은 부족한 것

- 무형식 교육: 교육의 형태를 띠지 않으며

내게 일어난 사건/경험에서 머리가 띵하며 '배움'을 느낀 순간.


첫날은, 위 세 가지의 '교육'을 '학습 생애'를 기반으로 한

자기소개의 시간을 길게 가졌습니다.


비 형식 교육의 시작은 고졸 검정고시와 사이버 대학의 경험

무형식 교육은 10년간의 직장 생활의 다양한 순간들이지 않겠느냐며

어떻게 대학원에 오게 되었는지를 길게 소개했습니다.


"사이버 대학을 다니며 공부를 하니 막연한 불안이 사라지더라"

라는 말에, 다들 솔깃한 반응이셨는데요.


교수님께서

'그건 김현주 선생님이 검정고시를 본 순간부터

자기 주도적인 학습의 성취가 있기 때문에 불안이 가셨을 수 있다' 라며


'대개는 학교의 형태를 띠고 있지 않아 이게 공부를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영상을 시청하고 공부를 하는 게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 잘 안 드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씀을 이어가셨는데

제가 또 편견 어린 시선을 가지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내 경험을 일반화하고 단정 지어서,

'공부를 하면 불안이 가신다'라는 건 모두가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내 식대로 주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대학원 공부의 시작,

'좋다'라는 말로 다하기엔 부족합니다.


또 욕심이 한껏 올라서 피곤합니다. 정말!


내가 이 좋다고 느낀 것을 사람들에게 다 전해주고 싶고

과제도 팀플도 발제 준비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차오릅니다.


한편으로는 '절대평가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어야 될 텐데 라는'

빵 터지며 '그래 성적이 뭔 상관,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됐지'라고 사르르 마음이 녹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제가 이번 주 느끼고 배웠던 것들의 1/30도 못 담고 있어,

마음이 답답하며 헛헛하기도 한데

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든 해내고자 하는 실천가의 노력이라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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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 자꾸 힘이 들어갑니다.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웹소설 작가님이 계신데,

미팅을 대기하시며

카페에서 얼굴과 손에 꾹꾹 힘주며 노트북 키보드를 치시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왜 저렇게까지 힘주며 세게 치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ㅎㅎ


참 이렇게 잘 쓰고 싶으니, 잘하고 싶으니

이렇게 한 자 한 자 꾹꾹 쓰는 거였나 봅니다.


욕심 많은 나를 끌어안고,

오늘은 적당히 누워있다, 일도 하다, 놀다 그렇게 해나 가볼게요.


여러분도 원하시는 것 한 개쯤은 해보는

즐거운 주말 일상 보내시길 바랍니다.


- 주디 코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