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브런치, 둘 다 댓글 기능을 닫았다. 공감 기능도 없애버리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브런치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먼저 공감 기능을 닫아놓고 싶은 이유는, 마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처럼 많이 받으면 괜히 좋고 '좋아요'를 누른 상대가 나의 게시물에 호감이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런 일련의 착각 어린 감정들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다.
게다가 브런치나 블로그에 쓰는 글이 단순히 남에게 더 많이 읽히기 위해서 쓰는 글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실력도 안될뿐더러.
글을 휘갈겨쓰다보면 그 순간만큼은 외로움이나 고독과 멀어질 수 있었다. 이는 아마 그 시간 동안은 나의 내면과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어서거나, 아니면 모순적이지만 내심 다른 이들이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흠 없고 읽기 좋은 글만 쓸 의지나 능력도 없다.
좋아하던 언니,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언니는 블로그를 자신의 투병일기를 쓰는데 활용하고는 했다. 투병 사실이 어쩌면 민감한 부분이라도 언니는 댓글창을 굳이 닫아놓진 않았는데, 혹시라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통로로도 쓰일 수 있거나 진심 어린 응원의 댓글을 받을 수 있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언니는, 종종 착한 '척', 배려하는 '척'하는 댓글들 덕에 꽤나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 때로 화끈한 면도 있던 언니는 그런 '척'쟁이들에게 대놓고 나가라고 할 만큼 그들을 혐오했다. 어쩌면 언니의 몸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을 무렵에는 거슬리는 댓글들을 신경 쓸 힘도 없었으리라...
언니가 포스팅에 언급한 불쾌한 댓글의 특성은, 당장 언니가 요약한 대강의 느낌만으로도 내게도 상당히 언짢게 느껴지는 댓글이었다.
그들은, 겉으로는 언니의 건강을 기원했지만 그건 겉포장에 불과했고 사실은 언니의 사생활에 종종 간섭하기도 했고 언니의 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심지어 언니와 같은 입장의 환우도 아니었음에도 내뱉어서는 안 될,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들, 그냥 자신의 그런 생각 없는 머리에서 삭이고 말아야 했을 그런 썩어빠진 생각들을 무책임하게 댓글을 통해 표현하곤 했다.
휴, 더 이상의 말은 아낀다.
이외에도 각종 유튜브 영상이나 뉴스에도 나는 댓글을 아끼는 편이다. 그렇다고 댓글창을 아예 외면해버리진 않고, 공감 가는 댓글에 슬며시 좋아요를 누를 뿐. 유튜브를 볼 때는 오히려 영상보다 댓글에 집중한 적도 많다.
종종 악성 댓글들을 보면, 내정신까지 같이 놓아버리는 느낌을 준다. 뭔가 인간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툭 끊어져버리는 느낌.
나라면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는 차마 못할 거 같았다.
좋아하는 유튜버들도 악플들 때문에 고심이 꽤 많아 보였다.
여행 유튜버들인 그들은, 되지도 않는 악플을 통해 정신이 때때로 힘들었고, 심지어 여행의 방향, 즉 콘텐츠의 방향에 대해 불쾌한 간섭을 받기도 했다.
과연 실제로 면대면으로 만나도 당사자에게 저렇게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싸지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 뿐만 아니라 블로그에는 광고성 댓글도 종종 찾아오기에 애초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댓글창을 닫아버렸다. 일명 관종(관심종자: 남의 관심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람들을 비하하여 이르는 말) 성향이 조금 있는 나로서는, 하트 버튼(공감 버튼)을 받지 못한 글들이 가치 없어 보일 때도 있어서 이런 쓸데없는 자신의 생각에도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공감 기능마저 닫아버렸다.
지금도 브런치에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거나 수정하거나 할 때 의도적으로 왼쪽 아래 공감 버튼에는 시선을 안 두려한다. 괜히 그에 대해 좋아하거나 실망하기 싫기 때문이다.
특히 댓글은, 내가 받기를 싫어하는 만큼 남에게도 함부로 활자를 휘두르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구에게 섣불리 '위로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처지인가... 단순히 공감하는 '척'만 하는 모양새가 아닌가... 언니가 돌아가시고도 언니의 블로그에 종종 들어가면 또다시 반성하게 된다
언니의 글에는 여태껏 공감 버튼만 눌러왔는데, 보고 싶다고 한두 번 댓글을 남긴 적이 있다. 비록 그것은 전해질 수 없고 영원히 묻힐 댓글이겠지만, 한편 괜히 남은 가족들이 볼 수도 있을까 봐 조금 염려스럽기도 했다.
게다가 투병 중인 유튜버들에게도 예의 없고 이기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냥 평범하게 댓글을 쓰는 행위 자체까지 탐탁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과연 내가 당신의 영상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위치가 될지?'
그렇다고 댓글을 아예 안 다는 것은 아니다. 주로 영상의 목적 중 재미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떠들썩하면 나도 한마디 너무 길지 않게 덧붙이는 편. 이런 경우에는 해당 유튜버에 대한 호감도 담아 댓글을 쓰는데, 이들의 댓글창은 이미 시끌벅적한 경우가 많아서(거의 몇 십만~몇 백만 구독자를 가진 분들이라) 내 댓글은 곧 '댓글 더미'들에 파묻혀버리기 일쑤다.
핸드폰 시간을 줄인다는 핑계도 있어서, 여태 도움받은 투병 카페나 최근에 다시 켠 카톡 알림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알림을 꺼놓는 편이다. 만약 블로그나 브런치의 나의 글에 댓글이 달려도 매번 제대로 응대할 수 없을 것 같던 이유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사람들의 나와는 다른 생각이나 반응에 대해 민감하기도 하고 일일이 대답해야 하는 것도 성가시다.
그래, 결론은 '귀찮아서'인 듯.
어쩌면 조금 다르기는 해도, 초등학생 때 일기장에 선생님들이 덧붙이는 한두 마디의 글도 그 시절에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더 자라서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니, 선생님이 남겨놓은 글은 때로 억지스럽기도, 불편하기도, 내 일기의 내용을 전혀 이해한 것 같지 않아 보이기도 했기에.
물론 상호 피드백을 통한 생각의 재고나 확장 등 여러 장점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시험 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매번 피드백을 받아야 하나 싶다. 국어 100점 수학 50점이면 이제 수학을 더 집중하자 이러는 것은, 이미 신물 날만큼 충분히 많이 겪었다.
내게 글쓰기의 목적이나 방향은 없어도 좋다. 내 글의 수준을 고상한 위치에 올리기 위한 욕심은 없다. 나는 그저 실컷 떠들면서 마음의 공상과 잡생각, 북받치는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해 글을 쓴다.
누구에게 평가받고 인정받는 삶을 살기는 싫다.
나의 일이나 직업에 대해서도.
힘들게 공부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나 자신이었지, 누구의 인정과 박수 따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누구의 직업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생각 없이 떠드는 사람들이 때때로 혐오스럽다.
분명 나보다 더,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직업에 대해서도 혹자는 별 볼 일 없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릴 거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비아냥댈 수 있는 사람들은 동등한 과정을 거쳐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뿐이라 생각한다.
전자의 혹자들한테는 '그리 별거 아닌 거 같으면 이참에 너도 누워서 떡먹기일 테니 한 번 되어 보고 말해주면 안 되겠니?'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