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가 갈 수 있는 모임이 아닐까
나는 어마어마한 무시다리다.(경상도에서는 먹는 무를 '무시'라고 한다.)
레깅스는... 아마 사이즈가 없을 거라 지레짐작하고 있다. 입을 생각도 없다.
등산을 즐기게 되면서, 모바일을 통해서 한 모임에 들어갔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가입하고 활동을 못한 지 꽤 되었는데, 이제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니 조용하던 모임이 다시 활기를 띤다.
매일 같이 채팅이 올라오는 등산모임의 단톡방에, 오랜만의 활동 사진이 올라온다.
굳이 확대해서 보지 않아도 대충 참여한 사람들의 옷차림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자들은, 대부분 헬스장에서 많이 입는 것 같은 레깅스에 두꺼운 흰 양말을 올려 신은 모습... 다들 날씬해 보인다.
아직까지 모임 활동을 해본 적은 없지만, 코로나 외의 이유로도 또 망설이게 됐다.
단지 산이 좋아서 가입했고, 산이 좋은 이유만으로 모임 활동을 하면 되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다른 여자들의 모습과 내 모습을 비교하고 잠시 동안 주눅이 들었다. 아마, 오후 시간에 본 유튜브의 어떤 영상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3월 20일 오후에 올라온 없는영화시리즈의 한 편. 대강의 내용은, 주점에 취직한 남녀가 각각 다른 대우를 받으면서 변해가는 과정이랄까.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시는 것이 나을 듯하다.
여튼, 나는 뭔가 그런, 자신감 있고 이쁘장한(?) 여자들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
다들 그런 차림인데 나 혼자 츄리링에 헐렁한 옷을 걸치기가 뭔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뭐 어찌저찌 신경 끄고 내 편한 대로 활동을 시작할 것 같긴 하지만... 그저 오늘 본 단톡의 사진들에 잠시 생각을 두어 보았을 뿐이다.
아무렴 뭐어떠랴. 그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며, 내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한 사람도 아닌 것을. 그저 나의 순간적인 불편한 감정들을 브런치에 잠시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