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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리 Oct 22. 2023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


제주에서 살아보니 감각이 발달하는 것 같다. 아침에 다양한 새소리에 잠에서 깨고, 공기의 냄새와 촉감도 계속 바뀐다. 하늘의 색과 구름의 모양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나뭇가지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흔들린다. 공기가 습하다가 바람이 시원하다가 햇볕이 뜨겁다가 피부에 닿는 느낌도 다채롭다. 


때문에 계절의 변화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온 날, 학교에 가려고 문을 열었더니 아이들이 모든 감각을 활짝 열고 새로운 계절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껏 엄살 부리며 몸을 웅크리면서 춥다는 둥, 킁킁대면서 공기가 달콤하다는 둥, 하늘이 색이 더 진해지고 높아졌다는 둥, 손바닥을 내밀며 바람이 가벼워졌다는 둥 학교 가는 길 내내 분명 오늘부터 가을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늘 그렇게 감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생명력 넘치게 삶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지루할 틈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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