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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름 Jul 01. 2024

내 삶의 흔적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감사일기 Day 1 | 2024.07.01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안 써지는 시기가 있다. 아직 습관화가 덜 되었거나, 필요하지 않거나, 부담이 되거나. 또는 괴로운 일들과 행복한 일들이 연속임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할 때, 그런 때엔 글들이 잘 남아있지 않는다.


과거 인생의 아주 바닥인 시기에 누군가에게 손을 뻗었고 흔쾌히 손을 잡아준 생명의 은인 세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 그 은혜를 갚았냐 하고 물어보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는 '이 정도면 되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기쁜 때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보지 말아야겠다는 '인연의 쓰라림'을 안기기도 했다. 


관계의 시작과 연결성이 어떤지에 따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달라진다. 책임을 다하지 않고 위로를 바라다가는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서로 의지하는 순위와 정도가 다르면 깨진다.


버티기 괴로운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했다. 의지도 필요했다. 그 시기에 남겨진 500여 개의 길고 짧은 글들이 남아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기 괴로운 과거를 아직 다 꺼내지 않았기에, 사실 모두 다 회복되진 않았다. 가끔 숨을 쉬기 어려운 때와 어지러움을 동반한다. 날것의 솔직한 이야기를 하면 완전한 괜찮음이 찾아올까몸이 벌벌 떨리는 것들도 부딪히면 사라지겠지 하는 바람으로 어려운 글들도 꺼내봐야겠다.


7월의 시작이다.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그렇게 오랜만에 훔쳐본 과거의 내 글들이 결국엔 나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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