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생각_응급실

by 서울

오늘 새벽 응급실에 다녀왔다.

연말부터 전조증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참으면 나아져서 지나쳤다.

어제저녁부터 복통이 시작되어 밤에는 더욱 심해졌다. 내일 아침 병원에 가야겠다 생각했지만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다.

가족을 깨우기 싫어 혼자 택시를 타고 응급실로 왔다.

카카오 택시는 새벽에도 빨리 와 주었다.

새벽 2시에도 도로에는 차가 꽤 많았다.


A병원에 도착했을 때가 밤 2시 30분이었다.

대기하라는 말을 듣고 배를 움켜쥐고 기다렸다. 그러나 나를 불러서 들어갔을 때에는 오늘은 환자를 더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의사가 한 명뿐이란다. 119도 막아두었다고 하니 도리가 없었다. 근처의 B나 C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새벽 3시쯤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빈 택시가 한 대 있고 운전기사가 없었다. 지나가는 택시는 없었다. 카카오택시를 검색하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어둠 속에서 나와 웃으며 말을 걸었다.

"택시 타세요?"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택시 기사님이었다.


B병원에 도착해 지연 없이 진료를 받았다. 혈압을 잰 후 문진을 했다. 수액과 주사액을 맞고 피검사 엑스레이 심전도검사를 하고 누웠다. 2시간쯤 지나자 차츰 편안해졌다.

해가 밝아올 때 집으로 돌아왔다.

밤을 새웠기 때문에 곧 곯아떨어졌다.


오늘 나 혼자 고군분투 끝에 응급실을 이용하며 느낀 것이 있다.

뉴스에서나 보던 응급실 부족을 실제로 조금 경험했다. 응급실 쏠림이라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B병원은 한가했기 때문이다.


밤새 응급실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도 볼 수 있었고 택시 기사님들께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응급실 진료가 너무 잘 되어 있어 우리나라 의료가 정말 선진국이란 생각을 했다. 미국이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정산을 하였는데 가격이 비쌀까 봐 살짝 겁을 먹었으나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들의 수고에 그 정도면 비싸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은 약봉투를 들고 일 한다.

오늘은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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