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넘어도 >

나에게 너그럽기 / 소곤소곤이야기#25

by sogons

생일과 결혼기념일 선물을 묶어 아이패드를 사달라고 했다.

물론 남편에게...

맥북도 있고 아이폰도 있지만 누군가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으면 마냥 부러웠다.

사실 내 맥북이 글을 쓰는 용도나 유튜브를 보는 용도로 전락해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핸드백에 넣어 다니면서 유튜브로 일기 형식의 블로그도 쓰고 사진도 편집해 올리고 싶은데 맥북은 무겁다.

무겁다는 핑게로 우울증 끝에 어렵게 시작하려던 일에 핑게가 생길까봐 낭비같아 보이는 선물을 사 달라고 했다.


난 사실 3년 전,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마저 치매로 고생하고부터는 맘속에 우울감을 떨치지 못했고

적절하지 못한 요양 보호사로부터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온통 내 하루가 바늘방석이었다.

그래도 몇 번의 보호사 교체 끝에 만난 이모님 덕에 그래도 한두 달 내 맘이 평화? 를 누리다 보니

우울에 싸여있던 내 생각과 꿈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해서 너무나 다행이다.


어린 시절 나는 나가서 친구들을 불러 모아 노는 걸 좋아했다.

공부도 숙제도 같이같이 하는 게 좋았다.

혼자 있는 걸 너무 싫어했는데 이제 와서 이유를 찾자면 아무래도 두려움의 일종이었던 것 같다.


난 걱정이, 불안이, 두려움이 많은 아이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난 웃음도 많은 아이였다.

생각해보니 난 더듬이가 아주 많은 사람인 듯하다.

작은 일에도 기쁘고 사소한 일에도 두려워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는 다른 사람의 평가나 감정이 두려웠다.

8년 전 유튜브로 요리 비디오를 올리던 나는

남편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튜버라고 나를 소개하면 정말 쥐구멍을 찾고 싶었었다.

지금 보니 꽤 잘했었는데 말이다.


지금 내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하려는 일들은 명확하지도 않고 구체적 계획도 없다.

막연하지만 조용히 글을 적다 보면 다음 할 일이 떠오를것 같은 느낌이다.

50이 넘은 내가 50이 넘어서도 잘 살아가야할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bysogons #bysogons20251102 #소곤소곤이야기 #50이넘어아이패드를사는이유

#필요가명백히보여지않는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