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난 내 삶을 살아간다 bysogons /소곤소곤이야기 #11
엄마는 점점 말이 없어진다.
요양 보호사는 열심히 엄마를 돌보지만
역시 나이가 많아 그녀의 체력도 한계가 있다.
옆에 앉아 이야기를 좀 해 주면 엄마가 말하는 법을 잊지 않을 텐데...
매일 전화를 거는 게 일하는 사람에게 잔소리가 되고 간섭이 될까 싶어서
오늘도 주저주저하다가
엄마의 기억력이 가장 좋은 아침 시간을 놓치고 만다.
엄마는 4남매를 기르셨다.
그 시절 티브이 드라마 응답하라의 부모님처럼
모두가 한 끼 굶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열심히 밥을 하고
세탁기에 빨면 옷감이 상한다 걱정하며
손빨래를 자처하기도 하셨다.
남아선호 사상에 젖어 차별이 있었다.
거의 모든 이들에게 종교처럼 퍼져있던 생각에서
우리 부모님도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누가 더 받고 덜 받았는지 중요하지 않다.
막내로 태어난 나는 여자지만
그 안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의심치 않았다.
그들의 최고로 귀한 손가락이 아니었을지라도...
엄마는 치매로 고생 중이다.
나도 누구도 엄마와 함께 살지 않는다.
그런데 난...
하루도 엄마에 대한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마음 아파한다고 무엇이 바뀌지 않지만
뵐 때 필요할 때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내 맘이 이렇게 무거운 건
받은 게 너무 많아서인 것 같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슴이 먹먹하다.
내 40이 바람난 남편과의 사투였다면
내 50은 아픈 엄마에 대한 내 죄책감과의 사투이다.
40의 문제가 없어지진 않았다.
실망을 넘어 포기가 되어
예전처럼 죽을 듯 아프진 않다.
50의 문제가
아니 어쩌면 이 자연스러운 과정이
내 가슴을 누른다.
이런 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나님께 이것도 같이 올려놓았다.
내 삶을 살아가는 내가
매정해 보이는 건
정상일까 우울일까...
#소곤소곤이야기20251218 #우리엄마좀낫게해주세요
#50대일상일기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