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이 예상되는 펀드에는 마진콜이라는 전화가 온다?
최근 게임스탑이 몰고 온 미국의 개미 vs 헤지펀드 간 싸움이 큰 이슈입니다. 사태가 진행되며 마진콜, 디레버리지, 숏스퀴즈 같은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요. 오늘은 게임스탑 사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여러 개념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게임스탑 사태를 최대한 간략히 요약하겠습니다. 게임스탑은 그냥 그저 그런 게임회사였는데, 유명한 사람이 이사로 취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마구 사들였고, 그에 반해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공매도에 베팅했습니다. 개인은 주가가 오른다, 헤지펀드는 주가가 내린다에 베팅을 한 것이죠. 결과적으로 게임스탑의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그래서 헤지펀드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고, 마진콜을 받게 되어 여러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헤지펀드라는 거대 자본이 주가 하락에 베팅했음에도 투자를 실패한 것이죠.
마진콜은 펀드나 선물 같은 상품에서 원금에 타격이 갈 정도로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 증거금을 더 넣으라고 펀드에 요청되는 통보입니다. 예전에는 전화로 이런 요청이 이뤄졌기 때문에 콜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쉽게 말하면 마진콜은 펀드의 원금에 손실이 있을 것 같으니 좀 더 안전하게 증거금을 더 넣으라는 압박입니다.
마진콜은 사실 헤지펀드 등에 단순히 요구하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요청입니다. 하지만 펀드는 신뢰성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마진콜을 받으면 대부분 거부하지 못하고 마진콜에 응해야 하죠. 이렇게 펀드가 마진콜에 응하게 되면 증거금을 추가로 내기 위한 현금이 필요하게 됩니다.
마진콜을 받은 펀드들은 몇 가지 방법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 방법이 디레버리지입니다. 디레버리지는 쉽게 말하면 다른 재산을 처분해서 빚을 갚는 것을 말하는데요. A 헤지펀드가 게임스탑 주식을 공매도했다가 현재 막대한 손실을 입기 직전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연히 마진콜을 받았고, 증거금을 추가로 내기 위한 현금이 필요하죠. 그래서 A 헤지펀드는 가지고 있던 다른 주식들을 왕창 팔아서 현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게 디레버리지입니다.
헤지펀드들은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들이 디레버리지를 하게 되면 시중에 주식 매물이 왕창 나오게 됩니다. 갑자기 공급이 많아지니 주가가 내려가게 되겠죠? 그래서 디레버리지가 많이 일어날수록 주가는 폭락하게 됩니다. 게임스탑 사태에서도 마진콜을 받은 헤지펀드들이 디레버리지를 해 증시를 폭락시키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디레버리지 말고도 다른 해법이 있습니다. 바로 숏스퀴즈입니다. 여기서 숏은 공매도를 말하며, 스퀴즈는 짜내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숏스퀴즈는 손해를 감수하고 공매도를 그만두는 것을 말합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고, 일반적인 주식 매수는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것인데요. 숏스퀴즈는 이미 공매도를 해둔 주식을 다시 사들여 공매도와 주식 구매를 동시에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어려운 말로 숏포지션을 줄인다고 하는데요. 공매도와 주식 매수를 동시에 진행해 공매도의 효과를 줄이는 것입니다.
숏스퀴즈와 비슷한 개념으로 숏커버링이 있는데요. 숏커버링은 공매도로 수익을 내고 '이제 공매도 그만 해야지'하고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숏스퀴즈는 손해를 보고 공매도를 멈춰야겠다고 판단해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합니다. 숏스퀴즈가 일어나면, 빠르게 공매도를 그만두기 위해 급속도로 주식 매수가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니 해당 주식의 가격이 더 오르게 되죠.
이번 게임스탑 사태에서처럼 여러 헤지펀드들이 마진콜을 받게 되면 많은 나비효과가 생깁니다. 헤지펀드들이 그동안 투자해뒀던 여러 주식들은 물론이고 각국의 증시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되죠. 헤지펀드들이 디레버리지를 하면 관련된 주식들의 가격이 폭락하고, 숏스퀴즈를 하게 되면 관련 주식들의 가격이 상승하죠. 한 마디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집니다. 현재에도 주식 시장의 변동성지수가 굉장히 높아진 상태인데요.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언제쯤 안정화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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