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압을 줄여 진화적 개체군 변이를 늦춘다.
원출처: evolution.berkeley.edu (UC버클리대학 자연사박물관의 진화생물학 교육 웹페이지)
농작물의 병충해를 일으키는 해충들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여 살충제 저항성을 갖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 진화이론을 이용하여 그러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가 집단 내에 퍼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저항성이 없는 개체들이 번식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해충은 대개 곤충이거나 선충류의 기생충들인데, 이들의 특징은 한 세대의 기간이 짧으며 동시에 한 어미로부터 나오는 개체 수가 매우 많다. 따라서 진화하는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실제로 농업에서 흔히 사용되던 메이저한 농약들에 대한 저항성을 갖는 해충들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른 진화로 인한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의 전파 속도를 늦추려면? 진화론을 역으로 이용하는 유전학을 이용하면 된다. 일단,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개체들이 불어날 수 있는 피난처를 제공한다. 전체 경작 면적 중 일부를 살충제 없이 남겨두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살충제 저항성 유전자는 열성인자다. 즉 유전자쌍 중 하나의 유전자만 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잡종의 경우 저항성 형질이 나타나지 않고 두 개의 저항성 유전자를 동시에 물려받은 순종만이 저항성을 보이게 된다는 이야기.
따라서 '피난처'는 저항성 유전자가 없는 해충들을 생존케 함으로써 저항성 유전자를 갖는 해충들과 잡종을 이루어 그 숫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야생형 유전자를 R, 저항성 유전자를 r라고 할 경우,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 뿐이므로 표현형은 모두 야생형, (r 보인 개체 100% 사망)
Rr x Rr 교배의 경우 유전형의 조합은 RR:Rr:rr=1:2:1 이 된다. (r 보인 개체 약 67% 사망)
Rr x rr 교배일 경우에만 Rr:rr=1:1 로 숫자가 유지된다. (r 보인 개체 50% 사망)
요약하자면, (인위적) 환경에 의한 선택압이 존재하지만, 일부 그 선택압 자체를 제거한 영역, 즉 피난처를 만들어 놓고 일정 비율의 야생형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될 경우 진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
참고:
Jin L et al. (2015). Large-scale test of the natural refuge strategy for delaying insect resistance to transgenic Bt crops. Nat Biotechnol. 33(2):169-74. [doi: 10.1038/nbt.3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