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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 베르니케 May 18. 2016

인체 게놈 내 비(非)지적 설계의 발자취

NAS(미국 과학 아카데미) 주최 콜로퀴움에서

In the light of evolution IV: The human condition (진화에 비추어 IV: 인간의 조건)


창조과학 및 지적설계론(ID)이 왜 헛소리인지에 대한 진화유전학자 John C. Avise의 심도있는 고찰 및 왜 창조과학 및 지적설계론이 헛소리인가에 대한 각론에서의  의견차이로 인한 논쟁들.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10년에 Arthur M. Sackler Colloquium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서 논의된 이야기다. 여기서 Avise는 본인의 책 <Inside the Human Genome: A case for Nonintelligent Design> (서평) 의 내용을 요약하여 설명하였다.


해당 콜로퀴움의 동영상은 아니지만 같은 해의 Darwin Day에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John C. Avise가 동일 주제로 발표한 동영상이 있어 아래 첨부한다.



Avise JC (2010) Colloquium paper: Footprints of nonsentient design  inside the human genome. Proc Natl Acad Sci USA 107(Suppl 2):8969–8976.


요약하자면, 종교에서 진화론을 받아들임으로써 신은 생명을 불완전하게 만들어 각종 질병과 고통을 양산한 무자비한 존재, 그리고  대규모의 살생을 저지른 잔인한 학살자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 (어쩌면 신의 은총으로 인간에게 생명이 깃들었으나  랜덤한 자유의지로 인해 그 은총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생긴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Evolution by natural causes in effect emancipates religion from the  shackles of theodicy. No longer need we agonize about why a Creator God  is the world’s leading abortionist and mass murderer. No longer need we  query a Creator God’s motives for debilitating countless innocents with  horrific genetic conditions. No longer must we anguish about the  interventionist motives of a supreme intelligence that permits gross  evil and suffering in the world. No longer need we be tempted to  blaspheme an omnipotent Deity by charging Him directly responsible for  human frailties and physical shortcomings (including those that we now  understand to be commonplace at molecular and biochemical levels). No  longer need we blame a Creator God’s direct hand for any of these  disturbing empirical facts. Instead, we can put the blame squarely on  the agency of insentient natural evolutionary causation. From this  perspective, the evolutionary sciences can become a welcome partner (rather than the conventionally perceived adversary) of mainstream  religion.

The evolutionary-genetic sciences thus can help religions to escape from  the profound conundrums of ID, and thereby return religion to its rightful realm—not as the secular interpreter of the biological minutiae of our physical existence but, rather, as a respectable philosophical  counselor on grander matters, including ethics and morality, the soul, spiritualness, sacredness, and other such matters that have always been  of ultimate concern to humanity."


관련 반응들:

Chapman RW (2010) The genome is the perfect imperfect machine. Proc Natl Acad Sci USA 107:E119

생물계는, 생화학, 유전자 조절, 생리, 생태 등의 단위에서 구성요소간에 상호작용하는 복잡계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이는 무작위적 공격에는 저항성을 갖지만 방향성을 갖는 공격에 의해서는 쉽게 변화하는 Small World Network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 네트워크는, 선택적 압력이 존재하는 한 자기 자신을 계속적으로 구성해 나가기 때문에, '지적 설계자'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Avise JC (2010 Reply to Chapman: Perfect imperfection? Proc. Natl. Acad. Sci. USA 107:E122

채프만이 말하기를, "만약 내가 창조주라면 게놈을 Small World Network의 구조로 만들었을 것이다." 어떤 면으로 이 말은 도브잔스키의 유명한 발언을 연상케 한다. "나는 창조론자이자 동시에 진화론자다. 진화는 신이, 또는 자연이 창조하는 방법이다."

Chapman states(1), “[i]f I were the creator, I would organize the genome as an SWN.” In some ways, this sentiment harkens back to a famous statement by Dobzhansky(4): “I am a creationist and an evolutionist. Evolution is God’s, or Nature’s method of creation.” 


Murray MJ, Schloss JP (2010) Evolution, design, and genomic  suboptimality: Does science “save theology”? Proc Natl Acad Sci USA  107:E121

ID 이야기는 철학이나 신학 이야기라 과학 저널에 맞지 않는 주제 같다.

"...rather than being made in a journal of scientific research, such a  claim ought to be vetted in a venue appropriate to rigorous assessment  in light of relevant philosophical and theological literature."


Avise JC (2010) Reply to Murray and Schloss: Designer genes? Proc Natl Acad Sci USA 107:E122

'대마가 이미 죽었는데 굳이 더 때릴 필요가 있느냐'는 머레이와 슐로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게놈의 불완전성'이 지적설계론에 대한 강한 반론이 되기 힘들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만약 '전지전능하며 선한 신'이 진화적 과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의도대로 그렇게 설계하여 인간의 게놈을 현재와 같이 만들었다면, 그 신은 실은 전지전능하지 않은 신 또는 사악한 신이 될 수밖에 없다. 게놈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유전병이 발생하고 한 해에도 수백만의 태아가 유전적 불완전성으로 인해 자궁 내에서 죽어버린다. 지적설계론자들이 그런 (사악한) 신을 숭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되긴 하지만, 반드시 염두해야 할 점은, 그러한 신정론적 딜레마는 게놈 구조와 기능 속에 오랫동안 깊이 자리하고 있어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어떠한 형태로든 "신"이라는 존재가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자연의 법칙 (지금 이 경우에는 진화의 법칙)을 사용하여 이 세계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신학을 철학적으로 '구원'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과학은 인체 게놈이 분자적으로 오류투성이며 인류에게 많은 고통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왔다. 이제는 신학자들이 그러한 '불편한 진실'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줄 때가 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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