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출판 이야기

by 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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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여행을 좋아하니 가능하면 여행책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늘 했었다.

오래도록 했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싹 잊었다.


나의 첫 직장은 훌륭했다.

원하던 직장, 원하던 업무를 하는 행운이 내게 왔고.

좋은 사람들의 애정을 듬뿍 받으며 일을 배웠다.


그러다 3년 차에 슬럼프가 왔다.

몸도 마음도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무엇보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흔한 일이었다.


누구나 겪는 일을 나도 겪었다.

그리고 누구나 하는 생각을 나도 했다.


'사표를 내자. 때려치우고 떠나자.'


온종일 어디론가 떠날 생각을 하며 바닥을 긁다 보니...

내 마음 아래 가라앉아 있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한 권 쓰고 싶다.

여행을 좋아하니 가능하면 여행책이면 좋겠다.


아 맞다.

나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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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퇴사를 잠시 미뤄두고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사표를 내기 전에. 때려치우기 전에.

여행책을 한 번 써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퇴근 후 집에서 출판 기획서를 작성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출판사와 계약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나는 쫄보라서 여행도 다녀오고 원고도 다 썼는데,

아무도 출판을 안 해주면 멘털이 나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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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메일을 보낸 지 한 달 후,

나는 회사 앞 길거리에서 도장을 팠다.

생애 첫 출판 계약을 위한 것이었다.


출판 쪽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에.

그 흔한 지인 찬스 없이, 지인의 지인 찬스도 없이 해낸 것이다.


물론 운빨의 피처링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다 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누군가 내게 말해주었다.

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 찾아온 거라고.

그래서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잘 된 건 다 내 탓. 히히히.



계약 후엔 분주히 여행 준비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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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여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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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퇴근 후에 밤늦은 시간까지 원고를 쓰는 강행군을 했다.



내가 왜 그림도 직접 그린다고 했을까.

겁나게 후회하며 일러스트 작업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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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책 쓰는데 1년 반.

기획에서 출판까지는 2년이 걸렸다.


첫 번째 출판 경험을 통해 나는 자신감과 희망을 얻었다.

슬럼프로 바닥에 자빠져있던 자존감이 슬그머니 일어나 앉았다.


'나 같은 완전 일반인도 기획만 잘하면 쓰고 싶은 책을 쓰는 게 가능하구나.'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것은 바로 이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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