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양조장이 몇 개인 줄 아시나요.

by 김별


두 번째 책인 『세상에 이런 가족』이 나오고 5개월 뒤,

내 머릿속에서는 세 번째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뿅! 하고 나타났다.


당시 하루가 멀다 하고 음주를 즐기던 나는

마시다 마시다 전통주의 세상에까지 가게 되었고

내가 알던 막걸리는 빙산의 일각의 얼음 결정일 뿐이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뭐야 우리나라에 양조장이 거의 1,000개가 된다고?



양조장 한 곳에서 아무리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술을 빚어내니까...

지금 이 순간, 한국 땅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우리 술은 대체 몇 개인 거임?


나 왜 모름? 소오오름!


나름 스스로를 제법 괜찮은 애주가라 자평했는데

술이라면 마실 만큼 충분히 마셨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직 혀도 못 대 본 우리나라 우리 술이

몇 천 개가 있다는 사실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그래서 그림 좀 그리는 오랜 친구를 꼬드겨(?) 전국 여행을 다니면서 술 마시고 책도 쓰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탄생한 프로젝트명은

'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

줄여서 '술꽃 프로젝트'였다.


술꽃 프로젝트의 경우,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과 『세상에 이런 가족』을 쓰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SNS 운영을 통한 온라인 사전 홍보 활동에 힘을 준 시도를 했었던 케이스이다.


사전에 블로그/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을 모두 공유했고,


여행을 가기 전에 투고부터 했던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과 달리 홍천에 있는 양조장으로 사전 답사 여행을 다녀와서 샘플 원고를 작성했다.


충무로 인쇄거리에 가서 출판사와의 미팅을 위한 명함도 만들고, 전통주 관련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서 업계 내 사전 인지도를 높였다.


출판사에 기획서를 투고할 때도 미리 만들어둔 SNS 계정을 넣어 담당자의 의사결정을 도왔고, 샘플 원고와 일러스트도 탄탄하게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엄마의 도움을 받아) 여행 중에 입을 한복도 직접 만들어서 여행 전부터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의 경우,

앞서 출판한 다른 두 책에 비해 사전 준비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갔다.


그래서인지 기획서를 받아 본 (생각보다) 많은 출판사에서 미팅 요청을 해주셨다.


덕분에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여행은 상상 이상이었다.


여행을 할 때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었는데...

시간이 흐른 뒤에 돌아보니 인생에 정말 진한 선 하나 그은 것 같다는 느낌.


와 진짜 미쳤었나 보다 + 와 진짜 미치게 재미있었다

이 두 가지 감정이 뜨겁게 섞인 추억거리가 생겼다.


나는『서른, 우리 술로 꽃피우다』를 통해 작가 혼자서 모든 작업을 하는 것과 공동 작업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확실히 혼자일 때보다 일정 관리나, 업무 분담 등을 조금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했다. (이 부분은 이미 직장 생활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계약은 어디랑 어떻게 했느냐!


여러 곳이랑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최종적으로는

당시 우리의 니즈랑 가장 잘 맞았던 처음북스와


여행 전에 구두로 계약 합의는 완료하고,

여행 중에 (여수에서) 이메일로 계약서 검토를 한 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미팅을 통해 도장을 찍었다.



여행/출판 준비를 시작한 게 3월.

투고 및 여행을 한 게 6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게 7월.

책이 나온 건 12월.


짧은 커트 머리가 단발이 될 때까지 숨 가쁘게 9개월을 달렸고,

나는 퇴사 1년 만에 세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한 번은 운이어도 두 번, 세 번은 그렇지 않은 게 아닐까.


출판 제안 횟수와 계약 횟수로 짐작해 본 나의 승률은 굉장히 높았다.


조금씩 자신감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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