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라 Jun 11. 2020

2020년 6월 11일, 어느 목요일.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갑자기 일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올해 초에 일을 다시 하려고 몇 군데 알아봤었다. 그런데 마음에 들었던 곳의 채용은 취소되고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는 걸 보니 올해도 백수로 놀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며칠 만에 갑자기 채용 제안이 왔고, 승낙해버렸다.


시작 전에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어서 '뭘 하고 놀아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나나!' 하며 많이 고민했지만 그다지 한 건 없다.

그저 또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들을 '다음에-'라며 미루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을 뿐이다. 이렇게 깨달아놓고 매번 잊어버리고선 새로 또 깨닫는, 늘 같은 교훈을.


참여해보고 싶은 글쓰기 모임이 있었다. 이젠 그 모임이 진행되는 시간엔 일을 하겠지.

사고 싶은 플레이트가 있었다. 사러 갔더니 품절이고, 언제 다시 들어올지, 들어오긴 할지도 알 수 없다.

6월엔 매일 한 시간씩 글을 쓰려고 했었다. 일을 막 시작하면 새로 배울 것들이 많다는, 피곤하다는, 어차피 매일 한 시간 글쓰기는 글렀다는, 이런 핑계들로 쓰려고 했던 글들은 또 미뤄진다. 그리고 사라지겠지.


지난번에 쓰고 싶은 글이 있을 땐 써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그 글은 사라진다고 깨달아놓고, 나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새삼 또 다짐해본다. 하고 싶은 건 하고, 사고 싶은 건 사고, 미루지 말고, 좀.

오늘 집에 가는 길엔 꽃다발이나 하나 사가야지. 오늘은 왠지 리시안셔스 한 다발을 사고 싶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빗소리가 좋아서 쓰는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