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 전문대 졸업생이 연봉 1억 되기까지

덕업일치 시작의 역사

by 별미소

점수 맞춰 들어간 대학에서, 연봉 1억까지



수능 점수가 낮았다.

원하던 학과는커녕,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던 전공으로 전문대에 입학했다.


첫 직장의 연봉은 1,800만 원.

세금을 제하면 한 달에 120만 원 남짓.

그 돈으로 월세와 교통비, 끼니를 때우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던 내가 지금,

3대 게임회사 중 한 곳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연봉은 1억을 훌쩍 넘는다.


이 얘기를 굳이 꺼내는 건,

내가 뭘 이뤘는지를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 시간 속에서 조금씩 배운 것들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많이 배운 순간은, 내가 가장 많이 틀렸을 때였다.”
ㅡ 레이 달리오


돌아보면,

내가 성장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작은 성공들을 만들어준 몇 가지 원칙들이 있었다.

이 시리즈는, 그에 대한 이야기다.




게임과 영화, 나를 붙잡아준 유일한 세계



어릴 때 나는 게임과 영화를 참 많이 했다.

MS-DOS 시절부터 시작해서,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오락실 게임까지.

동네에서 ‘게이머’로 불릴 정도로 열심히 했고,

게임 샵 주인아줌마는 날 단골로 기억해 줄 만큼 매일같이 드나들었다.


당시엔 용산 전자상가에도 자주 갔다.

새 게임을 구경하고, 용돈을 모아 하나씩 사는 게 내 삶의 가장 큰 이벤트였다.

무서운 형들에게 돈을 뺏길 뻔한 적도 있었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은 그 모든 걸 상쇄했다.


그게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아버지의 사업이 무너지고,

가정 형편은 급격히 어려워졌다.

어머니까지 생계를 위해 나서셨고,

형과 나는 빈집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날이 많아졌다.


자주 이사를 다녔고,

그래서 친구도 별로 없었다.

그 외로움을 달래준 게 바로 ‘게임’과 ‘영화’였다.


중학교에 들어선 후엔 주말마다 비디오 대여점을 들락날락했다.

성룡, 주윤발, 이연걸이 주인공인 홍콩 영화를 주로 봤고,

‘다이하드 1’을 보며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 눈을 떴다.

하도 많이 보다 보니, 대사까지 외워질 정도였다.


덕분에 영어 점수가 올랐다.

참 아이러니했다.

책은 싫어했는데, 영화 때문에 영어 성적이 오른 거니까.


공부는 늘 뒷전이었다.

부모님은 걱정하셨고, 친구들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좋아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은 좋은 대학에 가자.”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누구보다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걸.


그걸 어떻게 현실로 만들 수 있을지,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좋아하는 걸, 진짜 직업으로 만들기까지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은 쉽지 않았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을 전전했고,

그 와중에 인라인 스케이트에 빠졌다.


그땐 묘기 인라인이 유행이었다.

난간 위에서 점프하고,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그 스릴이 좋았다.

그 모습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다음 카페나 싸이월드에 올리기도 했다.

취미로 했던 영상 편집이, 나도 모르게 몸에 밴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영화 ‘트랜스포머’가 개봉했다.


내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변신 로봇이

스크린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 장면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혈액 순환이 빨라지고 머리는 맑아졌다.

나는 결심했다.

“CG를 배워서, 저런 영상을 직접 만들고 싶다.”


그 길로 학원에 등록했고,

1년 반 동안 CG를 배우며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마지막 6개월은 하루 3~4시간 자며 편집과 제작에 몰두했다.


그리고 첫 회사를 들어갔다.

소규모 애니메이션 회사였고, 연봉은 1,800만 원.

월급은 여전히 120만 원 남짓.


하지만 난 설렜다.

그 일이 앞으로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그 가능성이 날 매일 일으켰다.




그리고, 덕업일치의 시작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면서도

마음속에는 게임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내가 직접 게임 영상을 연출해보고 싶다.”

그 마음은 점점 더 간절해졌다.


CG 제작은 게임 영상과도 유사한 점이 많았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게임 업계 채용 공고를 들여다보게 됐다.


어느 날,

눈여겨보던 게임 회사의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완벽히 나와 맞는 포지션은 아니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퇴근 후 몇 밤을 새워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지원서를 냈다.

기대는 거의 없었다.

전공도 아니었고, 경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락이 왔다.

면접이 잡혔고, 나는 기뻤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웠다.


총 3번의 면접.

마지막은 임원 면접이었다.


면접을 준비하며,

내 부족한 점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학벌도, 배경도, 경력도.


하지만 나에겐 한 가지 확신이 있었다.

내가 그 누구보다 ‘게임과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해 왔다는 것.


그 열정은 하루아침에 만든 게 아니었다.

20년 가까이 쌓여온 내 삶 그 자체였다.


그걸 믿고 면접에 임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좋아하는 일에 미쳐 있었기에

그걸 직업으로 바꿀 수 있었다.



[2화] 덕업일치는 어떻게 현실이 되었을까 – 29일 금요일 저녁 18시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