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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미 선 Aug 21. 2024

인생 그게 뭐라니?

오스트리아 편 (1)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왔다.

`체스키크룸로프`에서 오스트리아는 버스로 2시간 30분이면 닿는 가까운 곳이다.

접경지역이라 이웃 동네 마실 가듯 금방 국경이 바뀌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잘츠부르크.`

이곳 하면 우선 무엇이 떠오를까.

악성 `모차르트`가 태어난 곳으로 우리 모두는 다 잘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차르트를 기리기 위해 아직도 해마다 음악제가 열리며,

구석구석 모차르트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기념품들이 거리에 흔하게 널려있다.

                            

음악 도시답게 거리의 악사조차도 모차르트를 닮아가는 곳. 

모차르트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잘츠부르크`는 지금도 그의  힘 아래서 움직인다.

잘츠부르크 에는 지금도 1200년 전에 지어진 집이 수두룩하다.

신축이라고 불릴 수 있는 집도 지금부터 300년 전에 지어졌다니 놀랍다.

유럽을 상징하는 건물들은 오래된 것들로 가치와 품위를 더한다.


잘츠부르크는 근처에 소금광산이 있어 Salz(소금)의 burg(성)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잘츠부르크와 `할슈타트`는 유럽 소금의 60%를 생산할 만큼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미 7000만 년 전부터 소금 광산이 형성되었다니 대단한 소금 생산지의 원조가 아닐 수 없다. 

어쩐지 모든 음식이 짜다 했다. 

짜도 너무 짜다. 흔하다고  소금을 마구 퍼부은 건 아닌지. 


잘츠부르크의 `미라벨` 정원으로 이동해 보니 오! 화단이 범상치 않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배경이라선지 화초에서도 `도레미` 송이 흘러나올 듯하다.

잘 가꿔진 정원의 꽃들과 조각들이 우리들 마음을 홀라당 빼앗아버렸다. 

           미라벨 궁전 앞 정원.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이곳의 꽃들은 왜 그렇게 더 이뻐 보이는 거냐고.

우리나라에도 흔한 베고니아조차 다른 꽃처럼 너무나 고운 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역시나 유럽인들은 화초 가꾸기 고수다.


멋진 정원을 뒤로하고 중부 유럽에서 최대의 성으로 불리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이동했다.

그곳을 올라가기 전 모차르트 생가가 나온다.

그곳에도 모차르트를 반기는 발걸음들로  부산스럽다.

이 건물 3층에 자리한 둥그런 문양 바로 아랫집이 모차르트가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모차르트 생가.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542m의 산 정상에 지어놓은 성이다.

 지금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그 성을 봐야만 잘츠부르크를 와 봤다고 할 정도다.

`푸니쿨라`라는 케이블 카 형태의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면 성 아래 펼쳐지는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밤에는 야경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야경까진 볼 수 없었다.


지구본 위에 서 있는 사람이 모차르트. 이 나라는 모차르트가 대통령보다  더 추앙받는 느낌.


성을 둘러보고 내려와서 자유시간에  모차르트 생가 근처 초콜릿 거리로 나섰다.

참 용감하게도 그 비싸기로 소문난 초콜릿 상가로 불쑥 들어가게 되었는데.

가격이 헐!

한 봉지당 31유로가 넘는다.

이건 금싸라기 초콜릿이다. 


오스트리아 물가가 하늘과 친구 하려고 한다.

전기세가 비싸서 불을 켰다 껐다 하며  사는 집도 있다니 참.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사보자. 어떤 맛인지.(이건 순전히 며느리 몫)

거리는 온통 카페와 관광객을  유인하는 상품들로 넘쳐났고 노상 카페도 흔하고 흔했다.

                                            


다음 장소는 `할슈타트`다.

약 1시간 30분 이동하면 나오는 할슈타트.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서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할슈타트가 왜 유명한지 말해주고 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운무가 슬그머니 풍경을 감추고 일부만 보여주었다.

`다음에 와서 다시 봐 오늘은 이것만 보여줄게.`

`이잉, 멀리서 왔건만 인심 좀 쓰지.`


 다닥다닥 붙은 호수 위의  집들이 멀리서 아득히 보인다.

저곳에선 뭘 해서 먹고살까. 

어딜 가나 먹고사는 문제가 최고의 궁금증으로 다가온다.

연금제도가 잘 되어있는 나라로써 노후걱정은 그나마 우리나라보다 낫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천사의 낙원이라고 극찬한 할슈타트는 극성스러운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현지인들이 골머리를 앓는 곳이다.

"제발, 제발 오지 마.  창문도 못 열어놓고 산단말이야."

`남의 집을 왜 그렇게 들여다보는 거냐고. 뭐 염탐할 일 있냐.`

우리나라 한옥마을처럼  사람들이 몰려와서 시끌벅적 사진 찍고 

들여다보는 통에 사생활 침해로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누가 그렇게 이쁘래.

안 이쁘면 안 올 거 아니냐고.

양방 다 이유는 있다.

관광지는 이래서  현지인에겐 고역이 되기도 한다. 



                       

                          

집도 깔끔하고 거리도 휴지조각 하나도 없이 너무나 깨끗했다.

아무 데나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들도 이곳은 없는 듯하다.

공기 좋고 경치 좋고 깔끔한 이곳 민가에서 며칠만 묵어가고 싶었다.

유럽인들이 최고로 선망하는 주거지, 할슈타트는 그럴만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다.

조용하고 멋지긴 하지만 오래 살면 조금 심심하긴 할 거 같다. 


소금 생산지 할슈타트는 소금을 팔러 이고 지고 체코 프라하까지 다녔다고 한다.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무역의 거점지이기도 해서 정갈하면서도 

저력이 숨어있는 곳 할슈타트.

이곳에서 나도 애진작에 소금장사나 할걸 그랬나.




오스트리아 편 (2)가 다음 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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