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댓말

by 김작가

존댓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한 아주머니가 냉커피를 들고 내 우산 안으로 들어왔다. 깜짝이야. 강동원 코스프레인가. 아주머니는 냉커피를 주며 빨리 먹으라고 하셨다. 먹어도 아니고 빨리 먹어라니 당혹스럽다. “아, 괜찮아요.” “빨리 받아, 나 들어가야 돼.” 이 분은 지금 나에게 재고처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우산을 빠져나가며 인사를 하신다. “주님과 함께 하세요.” 갑자기 왜 또 존댓말일까. 한 모금 마시고 커피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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