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9 12』(유현준) 밑줄긋기 1-1

by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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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벽돌을 쌓아 집을 짓고, 도로를 깔고, 지붕을 만들고, 창문을 만드는 모든 일들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좀 더 차가운 표현을 쓰자면 인간 행동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요즘 UX나 UI를 강조하는 말들을 뉴스를 통해서 종종 봤다. 이것이 건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실내건축(실내와 실외를 굳이 구분을 해야 하나 싶지만)에서 구조를 어떻게 디자인하냐에 따라 인간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질이 합쳐져서 나타나는 건축물이 궁극적인 목표이어서는 안 되고, 그 이후에 만들어져야 하는 아름다운 인간의 삶이 우리 건축가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목표로 삼아야 하는 지향점이다."

->그래서 난 무색무취한 공간에는 아무런 애정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16p

"연극을 할 때, 우리는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무대 디자이너는 그 스토리에 맞추어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최소한의 공간과 재료로 최적의 무대 세트를 디자인한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건축가는 먼저 사람의 행위를 디자인해야 한다...건축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인간을 위한 것이었다. 하나님의 집이라는 성전조차도 결국에는 인간이 하나님을 경배하기 위한 장소이지, 하나님이 집이 없는 분이라서 지은 것은 아니다."

-> 그래서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인 것을 기획하기 전에 클라이언트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모든 기획이 다 그렇겠지만, 건축도 마찬가지로 실사용자의 행동을 먼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17p

"흔히들 학생들에게 거리를 디자인하라고 하면, 그들이 쉽게 실수하는 것은 지나친 디자인over-design을 하는 것이다.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건축적인 장치들을 과하게 구축해서 오히려 자발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삶의 모습들을 제한하고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겨웅가 많다." #런던_리젠트 스트리스


19p

"어느 건추각가 미국의 도시와 유럽의 도시 구조를 비교한 적이 있었다. 동일한 단위 면적에 있느 ㄴ두 도시의 블록 코너의 개수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바르셀로나 구도심에는 2,025개, 시카고의 경우에는 1,075개.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자동차가 발명되기 오래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도시 내 도로망들이 사람 혹은 사람의 보행 속도보다 약간 더 빠른 마차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의 이동 수단은 느렸고, 그 느린 이동 수단 때문에 사람들의 시간 거리가 길게 되고 따라서 물리적인 도시의 도로망은 짧은 단위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위해서 만들어진 도시가 대부분이다. 도시의 브록이 크게 구획되게 되었다."


20p

"나는 걷고 싶은 거리의 물리적 조건으 ㄹ정량화하는 방식으로 이벤트 밀도라는 개념을 설정했다. 이벤트 밀도란, 100미터 당 보행자들이 접하게 되는 출입구의 수이며 단위는 entrance/century의 약자인 e/c로 정의하였다. 보행자들이 거리를 걷게 되면, 거리르 ㄹ따라서 상점들과 건물의 입구가 나타나게 된다. 상점의 입구를 지나게 될 때, 보행자는 가게에 들어가거나 혹은 계속해서 길을 걷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순가느 출입구가 1개 나올 경우, 보행자는 가게에 들어갈 겨웅와 들어가지 않을 경우, 두 가지 경우가 생겨나게 되므로 이벤트 경우의 수는 두 번이 된다. 만약에 출입구가 2개가 있어서 결과적으로 선택의 경우가 두 번이 나오게 되면, 둘 다 안 들어가고 지나치는 경우, 앞의 가게에만 들어가는 경우, 뒤의 가게에만 들어가는 경우, 두 가게 모두 들어가는 경우, 총 네 번의 이벤트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따라서 상점의 수가 n이라면 보행자가 겪을 수 있느 ㄴ이벤트 경우의 수는 2의 n승이 된다. 다양한 경우가 있다는 말은 보행자가 다른 날 다시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다른 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뜻함과 동시에 하루를 걷더라도 다양한 이벤트를 만날 겨우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한 직업군을 제외하고는 매일 같은 동선을 체험할 수밖에 없다. 일탈이라고 하는 것은 경험적인 일탈을 의미하며, 그것은 내가 속해있던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차를 내고 오전 늦게 출근을 하거나 휴가를 내고 평일에 다른 다른 공간에 머물게 되면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다. 그러나 매일 같이 휴가를 쓸 수는 없다. 노동 이즈 베리 임폴턴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제안한다. 공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속해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좀 더 확장적으로 생각해보면 공간은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앞만 보고 가던 길에서 건물의 2층만 보고 간다면 더 색다르게 느낄 수 있다.


p35

"이벤트가 다양한 것이 좋은 거리를 구성하는 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우의 수가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인간은 본능적으로 약간 적은 복잡성을 지난 D(프랙탈 밀도)가 1.3인 풍경을 아름답게 느낀다고 한다."


p37

뉴욕의 경우에는 그리드 형태의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띠고 있는 도시. 어찌보면 아주 실패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지루한 도시 공간 구조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뉴욕이 가장 성공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었느냐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리드의 프로포션과 스카이라인'뉴욕의 그리드는 단순하지 않다. 세로는 짧고 가로는 길다. 가로는 250미터 세로는 60미터의 블록.


p53

"유럽의 성당에서는 석재로 내부 마감을 해서 에코가 많은 소리를 만들어내고 이로써 더 장엄하고 깊이감이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청각을 이용한 가장 대표적인 예는 스페인의 알람브라 궁전일 것이다. 알람브라 궁전의 건축 양식은 고딕 양식같이 화려한 시각적인 연출은 없다. 다만, 휴먼스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규모의 건축들이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느 건출보다도 청각적으로 공간에 채색을 한 건축으로 알려져 있다. 알람브라 궁전은 스페인이 이슬람에 정복된 후에 나온 건축물로서 사막에서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슬람 문화의 특징이 잘 반영된 건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사람들에게 물은 곧 생명이고 그들에게는 물이 많은 곳이 곧 천국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높게 평가하는 공간은 수공간으로 디자인한 공간이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그들은 알람브라 궁전의 구석구석에 다양한 물의 소리를 연출하여 다양한 공간감을 만들어내었다. 작은 분수가 졸졸 흐르는 소리를 이용해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같이 들리는 수공간을 만들고, 때로는 분수를 높이 쏘아 올려서 떨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비가 내리는 듯한 소리를 만들었다."


p53

'현대 사회의 공간은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현실 세계와 달리 가상 세계에서는 시각과 청각적 교감만 있을 뿐이다.


p57

"좋은 건축은 소주가 아니라 포도주와 같다...건축도 이같이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땅 위에 특별하게 주어진 프로그램에 특정한 건축가가 개입되어서 단 하나의 디자인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지역성과 건축가가 배재된 상태에서 TV 광고로 포장된 아파트 브랜드로는 좋은 건축이 만들어질 수 없다."


p58

"이분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건축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디자인 프로세스에 자신을 넣는 사람과 디자인 프로세스로부터 자신을 분리해서 하는 사람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프랭크 게리같이 자신의 무의식적인 발상을 디자인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넣는 것이 전자의 경우이고, 피터 아이젠만 같이 끊임없이 논리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추구하는 사람이 후자의 경우다."


p63

"현대 건축에서는 논리성만이 이들 중 다수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논리적이고 개인적인 취향은 배제된 듯한 디자인 프로세스가 강조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많은 건축과 학생들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할 때, 프랭크 게리처럼 '어렸을 적 물고기에 대한 기억 때문에 이렇게 디자인했습니다'라고 말하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이다. 비논리적인 디자인도 얼마든지 훌륭한 건축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디자인이 여러 단계의 시련을 견디고 생존해서 실제로 완성되는, 탄생이 있기 던에 대부분 다 죽어버리기 때문에 그런 비논리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학교에서는 가르치치 않는 것이다. 어쨌든 건축은 결국 지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축의 가치라는 것이 결론적으로 인간의 의식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아직가지도 최신 인공 지능이 세 살짜리 아이들이 다 하는 판단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정량화될 수 없는 부분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이는데, 계속해서 논리성만을 강조하는 이 시대의 건축이 좀 아쉽기는 하다."


p68

"형태가 디자인을 따르는가, 형태와 디자인은 상관이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