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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Dec 19. 2020

<페임>이 실망스러웠던 이유

1.좋았던 점

<페임>에서 딱 하나 좋았다. 유명인이 되는 것만이 꼭 성공은 아니라는 메시지. 영화는 뉴욕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고등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부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는 모두가 본인의 재능과 잘남을 믿고 졸업했을 때는 훌륭한 댄서, 발레리나, 보컬, 감독이 되어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러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대부분은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오히려 비중있는 캐릭터는 실패하고, 그렇지 않는 캐릭터는 꿈을 이루기도 한다. 이런 줄거리가 흥미롭기는 했다. 성공하는 사람보다 실패하는 사람이 주변만 봐도 많지 않나. 현실을 반영한 줄거리는 좋았다.


예를 들어, 케빈이라는 학생에게 선생님은 4학년 때 말해준다. "솔직히 너는 전문 댄서가 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댄서로 먹고 살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이걸 솔직하게 말해주는 게 나의 의무다. 하지만 전문 댄서가 전부가 아니다. 세상에는 춤을 직업으로 삼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나처럼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영화 중반에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데 왜 그만두셨어요?"라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하고 얼버무리고 만다. 그 장면과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2.실망스러웠던 점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가 없다. 이건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는데 <페임>에서는 단점이 더 두드러진다. 우선 캐릭터들마다 사연이 다르다.


1. 가족에게 숨기고 예술고등학교 입학을 숨긴 채 입학한 학생

2. 즐기지 못하고 열심히만 하려는 학생

3. 클래식만 하길 바라는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팝을 하려는 학생

4. 연기를 배워서 훌륭한 감독이 되려는 학생

5. 다섯살 때부터 발레의 꿈을 키운 학생


한 캐릭터에 몰입해도 부족할 시간인데 <페임>은 중간중간에 공연도 보여주랴, 가정사도 들려주랴 바쁘다. 덕분에 한 캐릭터의 갈등은 선처럼 연결되지 못하고 분절되어 툭툭 끊어지며 전개된다. 깊게 다루지도 못한다. 1학년 때부터 굉장히 심한 갈등을 겪어서 큰일이 날 것처럼 연출했다가, 2학년으로 넘어가며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언급이 없다. 어떻게 봉합되었는지, 감정의 흐름은 어땠는지 알 길이 없다. 감정을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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