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적응하고 있어요

직장인의 삶, 아들의 삶, 아버지의 삶

by 김작가

조용하고 차갑다. 아침은 언제나 그렇다. 직장인의 아침은 여전히 내게 익숙치 않다. 앞으로도 편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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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했다. 두 아들이 잠에서 깰까봐 조심히 씻고 조용히 나갔다. 아버지는 부지런했고 책임감이 넘쳤다. 아버지의 출근 준비 소리에 깬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언제나 나는 자는 척했다. 누워서 실눈을 뜨고 아버지의 뒷모습이나 발뒷꿈치를 봤다.


그때야 난 어렸으니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아버지는 아버지였고, 직장인이었으니, 내게 아버지는 그 모습이 당연했다. 분명 아버지는 그때도 아버지로서의 삶과 노동자로서의 삶에 적응하고 있었겠지. 내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겠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지.


얼마전 아버지한테 갖고 싶은 게 없냐고 물어봤다. 아버지는 갖고 싶은 건 많은데 내가 사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비싸서 못 사주는 거라고 했다.


비싸서 내가 사주지 못하는 것, 그게 무엇일까 생각해보다가, 말이 없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분명 걱정거리가 있었을 텐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을 것 같다. 너무 무거운 거라, 아무도 들어줄 수 없어서 혼자 짊어지다가 잠에 들고, 또 다음 날 출근을 하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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