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더 써야 할까 잠시 펜을 놓아야 할까
난 꽤 로맨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큰 변함은 없지만, 예전처럼 다정다감한 사람이 될 자신은 없다. 연애를 2년째 쉬고 있는데, 그 2년 동안 연애관이 많이 바꼈으니까.
아니 어쩌면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달라졌다고 봐도 크게 상관없다. 연애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중요한 선택이니까. 수많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작게는 한 권의 책을 고르는 순간, 크게는 결혼 같은 것이겠지. 책 한 권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지는 못해도 그것들이 모여 조금씩 방향을 바꾸니 결과적으로 보면 아주 큰 선택일 수 있겠다. 그렇게보자면 결혼이나 연애는 책과는 조금 다르겠다. 책이나 영화 같은 문화생활이 조금씩 각도를 바꾸게 만든다면 사람을 만나는 일은 길을 새로 만드는 일에 가깝다.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이 나올 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 연애란 이런 거구나. 20년 동안 한번도 본 적 없는 나를 나라고 인정해야 하는 게 연애구나.'
요즘 글이 잘 안 써진다. 이유는 모르겠다. 슬럼프가 끝났으면 좋겠다. 내가 쓴 글이 이렇게 마음에 안 드는 때가 없었고 생각이 나지 않은 적도 없었으며 그로인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날들도 없었다. 내게 나쁜 일 하나 일어나지 않았는데. 슬럼프의 이유를 알지 못해 슬럼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