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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정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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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후 Aug 03. 2020

추억하기

때로 감상은 추억을 건드리는 것으로부터 떠오르곤 한다.

새로운 장소를 가도,

그곳에 있는 소나무를 보며 날 키워주신 할머니가 떠오른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새로운 것은 신나고 재밌는 일이다!

하지만 추억의 세포가 흔들리는 감상만큼의 진한 울림은 없달까..



추억은 작위적이지 않다.

특별한 자극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슥- 지나갔던 것이 어느샌가 내 안에 푹 고아져 있다.

꼭 기억하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내 기억 속에서 오랜 시간 뒤에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다.

현실의 맵고 짠 수많은 자극들 속에서도,

내 안에서 오랫동안 담백하게 담겨 있었음에 묘한 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아주길 바라며 잡아두기도 한다.

기억은 자주 살펴봐주지 않는다면 쉽게 사라지는 탓에,

특별한 순간들은 일종의 노력들을 통해서 붙잡아둔다.

소중한 기억들엔 좀 더 애정을 가져보길 권하는 자연의 섭리인가 보다.



또 우리는 사진을 꺼내 보고, 친구들과 학창 시절을 얘기하면서 추억의 소중함을 공유한다.

내가 갖고 있던 추억의 조각이

상대방의 추억 속에도 존재해있음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나눔의 미덕이 참 단순하게도 통하는 곳이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

추억에만 빠져있는 것만큼 무기력한 일도 없기에,

새로운 미래는 또 다른 추억이 됨을 알기에 말이다.

언제나 따뜻한 추억들은 마음 한 구석에 잘 보관해두고,

새로운 시간들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삶을 가꿔나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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