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와 대릉원

경주시민과 여행자들의 쉼터

경주시내 중심에 위치한 봉황대

경주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로, 그중에서도 봉황대와 대릉원은 경주시민과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명소이다. 필자의 외할머니는 경주 봉황대 바로 옆에서 사셨다(현재는 집터가 봉황대 공원에 편입). 외할머니 댁에서 바라보는 봉황대는 언제나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경주 시내권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놀랄 만큼 큰 봉황대와 대릉원의 고분들은 대부분 신라 초기에 만들어졌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중국 시안의 진시황릉에 비할 크기는 안 되겠지만 당시로서는 마립간이라 불리던 왕의 위상을 나타내고자 왕과 왕족의 무덤을 크게 만들었다.

경주 대릉원

그런데, 시내 외곽지의 적당한 크기의 왕릉들은 누구 왕릉이다 이름이 다들 있는데 왜 봉황대와 대릉원의 왕릉들은 이름이 없을까? 수백 년에서 천년쯤 지난 조선시대에 경주의 각 왕릉의 이름들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조선초기에 성리학을 받아들이며 조상들의 뿌리 찾기가 시작되는데, 경주 박 씨와 경주 김 씨가 서로 이 왕릉이 우리 조상 거다, 저 왕릉이 우리 조상 거다 싸우니, 당시 경주 고을의 사또가 이 방향은 김 씨 왕릉, 저 방향은 박 씨 왕릉으로 나눠줬다고 한다. 그때 미쳐 시내에 있던 거대한 왕릉들은 릉이라 생각 못하고 이름을 안 붙였던 것이다. 작은 산이란 뜻의 조산이라 불렀으니 왕릉이라 생각 못했던 것이다.

일제 강점기의 발굴로 왕릉이라 인식했고, 신라 초기 왕족들의 무덤이라 알게 되었지만 누구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 한다. 

세계 유일의 고분 음악회, 봉황대 뮤직스퀘어

얼마 전 여행온 외국 청년들이 봉황대 잔디 광장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을 봤다. 보기 싫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자는 좋았다. 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 갔을 때 뛰어놀던 생각도 나고, 고분에 몰래 올라가 보던 나의 유년 시절이 생각 나서다. 고분 앞에서 열리는 봉황대 뮤직스퀘어 음악회는 시민과 여행객들, 그리고 배경이 되는 고분의 임금님이 모두 함께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