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경제발전 전망
한반도 통일시대로의 본격적 진입이 머지 않았다. 이미 통일의 물결은 시작됐다. 우리의 현실 속에 통일은 와 있다.
1992년 8월 한중수교를 맺을 때 유일하게 긴장하며 경계한 인물이 있었다. 북한의 김정일이다. 그의 걱정은 몇년 지나서 표면화됐다.
90년대 후반 북한 전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면서 북한주민들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두만강을 건너는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만 3만명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한중수교로 인해 체제의 후방이 뚫렸던 셈이다. 뚫린 후방을 통해서 전화 전파도 들어가고 돈도 들어가고 남한 상품도, 문화콘텐츠도 들어갔다.
초창기에는 빵을 위한 탈북이었다면 점차 자유와 부를 위한 탈북으로 바뀌었다. 자유! 그렇다. 수령의 영화를 위해 저당 잡힌 자유를 수천리 길을 돌아서 대한민국에서 되찾았다. 먼훗날 역사는 자유와 부를 향한 이 행렬이 곧 한반도 통일시대의 서막이었다고 기록할 것이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기업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중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가동시킬 수 있었다. 일본에 비해서 20여년 늦게 중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십년만에 일본을 능가할 정도로 투자를 했다. 한국기업이 중국 현지에서 쭉쭉 벋어갈 수 있었던 비결은 말과 글이 통하는 조선족 동포 2백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의 교량자 역할을 했던 조선족 동포 덕분에 양국 교류와 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고 선진문화를 받아들여 중국 56개 민족 중에서 국민소득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민족이 될 수 있었다.
지난해 우리의 대중국 무역 흑자는 6백억 달러였다. 우리돈 60조원 정도이다. 이는 민족의 경제적 협력에 따른 성과였다고 할 수 있다. 근년들어 2백만 동포들을 통해서 한류 문화와 상품이 중국 국내에서 소개되고 있다.
김정은의 수명은 오래 못갈 것이 분명해졌다. '어버이 수령' 김정일이 남긴 통치 매뉴얼의 효용기간이 다 됐다.
체제 수호용으로 핵무기만 만들어라고 했는데 수소폭탄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 자리를 잡으면 장성택 정도만 정리하라고 했는데 현영철까지 처형했다. 수령의 권위를 지킬 정도만 겁을 주라고 했는데 권력의 수족 전부가 겁을 먹게 만들었다.
왕의 아들로서 호광만 받을 아이에게 너무 큰 일이 맡겨졌다. 김정은은 이념도, 지식도, 지혜도, 친구도 없는 인물이다. 무뇌한 김정은은 스스로 주변 관료들까지 '얼음'을 만들어놓았다.
최근 모란봉악단의 철수 명령과 같은 실책이 내부적으로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통일시대의 본격화는 김정은의 신변 문제에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기존 통일 관념은 정치체제와 한반도 영내에만 국한돼 있다. 경제적 협력을 통한 민족경제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관점, 통일은 곧 한중간 육로 개통이라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공산당의 정치적 안정을 첫순위로 꼽는다.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나라들이 스스로 무너지면서 혼란 속에 개혁개방을 진행한 반면 중국은 정치적 안정속에 국가정책으로 밀어 붙였다.
한반도 통일시대의 출혈은 곧 정치사회적 혼란에서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정치사회적 혼란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안정을 회복하느냐가 경제적 이득이다. 정치적 혼란기와 남북의 경제적 손실은 비례한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 복원, 사회질서 회복을 핵심 목적으로 삼고 이를 위해 어떤 방안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가령 한국 정부는 제외되고 미중 양국이 공동 지배하는 과도기 체제 방안이라고 하더라도, 이 방안이 과도기의 핵심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인정하고 협조해야 한다.
국방은 미군에게 분담을 하고 경제 개발과 성장에 집중했던 것과 같이 주변 강국에 신뢰와 부담을 동시에 주고 우리는 민족경제 개발과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이같은 통일의 혼란기를 대비해서 강력한 한국정부가 준비돼 있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최소한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미리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현재 한국경제는 출로가 없다. 한국전쟁 후 바닥을 보였던 빈잔에 이미 찰만큼 차서 더 이상 채울 공간이 없다. 더 이상 발 뻗을 자리가 없으니 남의 자리를 뺏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경제성장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빈 공간이다. 농사를 지어도 농지를 확대해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상품을 만들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넓어야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듯이 말이다. 통일은 포화상태의 한국경제에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들어 줘 제2의 경제도약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세우던 시절에 아무도 오늘의 중국을 상상하지 못했다. 중국 공산당조차 스스로의 발전에 놀라는 상황이었다.
통일은 곧 제2의 산업화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 중국에서 동남아로 향하던 공장이 북한으로 몰려드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다. 새로 공장을 짓고 공장을 돌려야 한다. 많은 기술자와 관리 인력이 필요하다.
전력,하수도,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남한의 건설회사들이 모두 달라붙어 밤낮으로 공사를 해야 할 것이다.
시장경제와 민주사회로의 빠른 발전을 위해서 사회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남한의 고급인력이 모두 달라붙어도 역부족일 것이다.
중국 개혁개방 정책을 세웠지만 기술과 자본이 뒷받침 되기전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남한의 기술과 자본이 집중되겠지만 역부족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통일비용을 걱정해왔다. 오히려 남한까지 망하게 될지 모르니 그냥 이대로 분단을 고착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정치적 관점과 안목으로만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 남한 재정으로 북한까지 분배해야 한다는 셈을 하니 겁부터 내는 것이다. 부모 재산을 장남이 물려받았는데 동생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니 동생과 만나고싶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한반도 통일시대의 발전 미래를 제시하면 세계은행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가까운 중국의 대자본이 움직일 것이다. 중국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까지 만들어 놓았다. 마치 한반도 통일시대에 투자하려고 만든 것 같다. 남한 정부의 보증만 있다면 세계의 자본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통일시대의 한반도 경제발전을 낙관하고 지금부터 국제사회에 우리의 비전을 널리 알려야 세계자본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통일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과 관계를 고려해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통일은 한중 양국의 시장을 육로로 연결시킬 것이다. 담양의 딸기를 아침 일찍 따서 기차로 보내면 오후에 베이징 고급 백화점에서 판매될 것이다.
기차를 타고 묘향산과 금강산에 가서 관광을 하고 서울에서 쇼핑을 할 것이다.
한국 브랜드와 기술로 만들어진 상품이 중국 전역으로 팔려나가고 멀리는 유럽과 미국까지 점령할 것이다. 싼값으로 국제시장을 석권한 중국기업이 다시 비켜서게 될 것이다.
통일 한반도의 발전은 장기적으로 정치의 영역보다 경제의 영역이 훨씬 더 중요하다. 찢어지게 가난한 동포들을 먼저 잘 살게 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겠는가? 국가재정을 갖다 쓸 줄만 아는 한국 정치인의 눈으로는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절대 볼 수 없다.
생산에는 관심도, 능력도 없는 자들은 분배도 엉터리일 수밖에 없다. 생산에는 무능한 자들이 일자리 창출을 보장한다고 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국가재정을 쪼개서 특별예산 마련하는 것이 전부이다.
어려운 동포에게 관심과 인정을 나누며 공동 발전의 길을 모색할 때이다.
한국경제는 이대로 몇년만 더 가면 회복불능 상태의 벼랑끝에 서게 될 것이다. 벼랑 끝에 선 이 나라에 통일은 새로운 비약의 날개가 될 것이다.
없다고 무시하고 외면하지 말라. 빈잔이 있어야 새술을 따라 마실 수 있지 않겠는가?!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중국 정부의 대한반도 외교노선에 대한 바램을 칼럼으로 썼던 적이 있다. 시 주석의 대한반도 외교는 내 바램대로 진행돼 왔다. 그만큼 통일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는 반증이다.
칼럼 링크 : http://www.onbao.com/news_view.html?id=37498&gubun=onbao&setting=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