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과 사업을 거론하는 한국인들에게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13억 시장에서 10원 짜리 하나만 팔아도..."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10원짜리를 팔면 130억원이고 100원짜리를 팔면 1300억원이다. 꿈 같은 돈이다.
하지만 이같은 셈이 실패의 원인이다. 수익만 셈하는 초보적 장사꾼의 심보를 드러내는 말이다.
중국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인지도 제로인 제품을 팔려고 하면 일단 제품 존재부터 인식시켜야 한다. 즉, 인지도를 올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제 다시 셈해보자. 13억의 인구에게 찌라시 한 장씩만 돌린다면 찌라시 제작 원가만 얼마나 들까? 10원이라고 해도 130억원이다. 중국 전역에서 찌라시를 돌린다면 최소 장당 100원으로 계산을 해도 1300억원이다.
최소 1300억원을 쓸 준비가 돼 있어야 13억 시장을 논할 자격이다. 큰 시장을 정복하려면 제품 생산비용 외에 시장규모 만큼이나 많은 지출 항목이 있다. 이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중국시장에 접근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이 640만명이다. 이들은 평균 한화 200백원 정도를 소비했다. 대한민국이 6백만명의 모객과 14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했던 이유가 뭘까?
한류문화콘텐츠이다. 동영상 사이트 유큐에서만 가장 많이 본 한국드라마가 17억 조회수이다. 국가홍보 효과만 따져도 1700억원 어치의 역할을 한 셈이다.
중국에서만 20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은 뮤직비디오 하나로 평창 동계올림픽 이상의 국가홍보 효과를 냈다. 시청률로만 따져도 최소 2배 이상은 될 것이다.
한국 정부차원에서 지출한 모든 국가홍보 효과는 한류콘텐츠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사실 국가기관은 이 같은 상황 판단과 수치 계산조차 안 되는 실정이다.
대의민주주의 정치, 자본주의시장 경제에서는 개인이 주체이다. 즉, 대중이 국가 대통령이고 기업 회장이다. 대통령과 회장에게 잘 보인다고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잘 보이는 것이 부 창출의 원천인 시대이다.
중국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원인이 뭘까? 드라마 등 한류문화 콘텐츠를 통해서 생긴 호감을 갖고 방문한 나라이지만 그 호감을 반감으로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일본의 재방문율이 높은 이유는 반일감정에도 불구하고 직접 방문하면 그 친철함에 탄복을 하기 때문이다.
2년전에 중국 인터넷 통계회사와 함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데이타베이스를 근거로 한국 주요 브랜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한국 인물, 기업, 상품명, 지자체 등의 인지도를 조사했다. 1위가 한류스타들이었다. 그리고 한류스타 한 사람의 인지도 수준에 미치는 기업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두 곳, 지자체는 서울, 제주도 2곳만 있었다.
이외에는 웨이보에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거론되는 수준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의 제2의 도시로 알려진 부산은 서울의 명동, 동대문시장보다 인지도가 떨어졌다. 인천은 국제공항 명칭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국관광객이 서울과 제주도만 위주로 찾는 이유는 서울과 제주도만 주로 알고 있기때문이다. 이제는 국가브랜드 강화 뿐 아니라 도시브랜드 강화에 신경을 쓰야하는 시기이다.
특정 브랜드의 국제화 정도를 조사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영어로 구글 검색, 중국어로 바이두 혹은 구글 검색을 해보면 된다. 중국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브랜드의 검증은 스마트폰 검색으로 5분이면 가능하다.
바이두 검색에서 검색할 수 있는 중국어 네이밍도 안 된 상태로 중국사업을 진행하는 한국 업체들 수두룩하다.
1년전 부산 해운대를 바이두에서 검색해보았다. 이미지 검색을 해보니 해운대 비치와 영화 해운대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세계인에게 수십만 인파가 만들어지는 부산 해운대는 대단히 인상적인 진풍경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세계인에게 보여지는 부산의 모습이다. 이를 부각해서 부산의 국제브랜드를 강화하는 방법은 뭘까? 할리우드 스타들이 찾는 미국 유명 비치와 같이 아시아의 미녀들이 찾는 비치로 부각시키면 해운대는 허수가 아닌 실수로 하루 백만이 찾는 세계적 비치로 만들 수 있다.
아시아인의 이목을 해운대에 집중시킬 방법은 뭘까? 아시아 국제비키니대회를, 아시아 네티즌의 평가를 기반으로 여는 방안을 진행하면 부산국제영화제보다 더 큰 도시경제의 발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젊은 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은 도시로 브랜드를 강화해서 국제관광 뿐 아니라 뷰티, 유통 산업을 강화시킬 수 있다. 특히 부산은 한국 제일의 도시인만큼 값 싸고 좋은 상품이 유통된다는 인식을 주면 서울에서 이뤄지는 쇼핑수요를 부산으로 옮겨 갈 수 있을 것이다.
해운대 비치는 서울과 제주도를 합쳐놓은 지역콘텐츠이다. 바다와 도시가 하나가 돼 진풍경을 연출하는 곳은 아시아에서는 없다.
반면 인천은 국제공항이라도 있지만 다른 광역도시들은 국제적 인지도와 흡입력을 만들만한 콘텐츠가 없다. 미래 성장 잠재력이 제일 큰 도시는 부산이다. 부산에서도 해운대 하나이다. 해운대의 풍경과 야경은 앞으로 홍콩의 야경을 능가하는 흡입력을 가질 것이다. 단지, 세계인과 소통을 할 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광주에 아시아문화기지를 만들었지만 그 만한 규모와 콘텐츠는 아시아 다른 나라에도 많다. 아시아 문화의 집산지의 실질적 플랜은 없이 아시아 문화센터를 자족적으로 말하고 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 실정도 모르면서 아시아의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웃을 일이다.
몇해전 대구를 소개했던 적이 있다. 실제 대구는 국제적 관심을 끌만한 콘텐츠가 없다. 찾다 찾다 생각해낸 것이 대통령이 나는 도시로 소개했다. 그래서 성공을 비는 한국인들이 대구 팔공산을 찾아가 성공을 기원한다고 스토리를 만들었다.
어슬프게 예산 책정해서 이름만 거창하게 붙이지 말고 자기 도시의 개성을 살려서 국제적 관심을 끌 수 있는 지역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만든 현대화 콘텐츠로는 자기 지역의 개성을 표현할 수 없다.
6년전 중국에서 유명했던 조선족 락그룹 아리랑을 만나서 인터뷰 한 적이 있다. 노래 하나로 유명해졌다. 당시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데 별 기대는 안 하는 눈치였다. 그들은 "중국에서는 속된 말로 노래 하나로 십년을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 유명세를 타면 전국투어만 해도 몇년은 수입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 차원의 민주주의 시대에서 권력은 대중에게 있다. 대중이 인정하는 만큼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 인정 받는 대중의 규모가 클수록 경제적 가치 또한 비례해서 커진다. 자본도, 권력도 대중에게 있다. 공자의 말대로 민심이 곧 천심인 시대이다.
하늘을 상대로 먼저 팔려기보다는 먼저 인정 받으려는 태도가 복을 받는 방법이다. 하늘이 누구에게 먼저 가장 큰 복을 내릴까? 답은 간단하며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왜 돈을 들여서 찾아가고 구입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소비자에게서 찾아야지 공급자에게서 찾는다면 뭘 해도 망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