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목표를 알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이 책은 공장장으로서 생산성의 극대화를 이루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는 주인공, 알렉스에게 '3개월 뒤 공장 폐지'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휘몰아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첨단 로봇 설비까지 동원하며 생산의 효율성을 최고로 높였다고 생각하는 와중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위기를 겪는 중 주인공은 학부 시절 은사인 요나 교수를 만나, '균형 잡힌 공장'의 모순을 인정하게 되며, 교수가 제시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가며 진정한 공장의 효율을 이뤄나갑니다.
책은 알렉스의 모습을 빌어, 잘못된 목표 설정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업계, 어떠한 산업이 으레 그렇듯 대체로 그들이 좇고 있는 목표는 사실 수치의 함정에 빠진 허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자각하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직관적으로 잘못됐음을 느껴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책에서 인용한, '진정한 의미의 상식이란,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목표가 진짜 목표가 맞을까?
알렉스의 공장이 회생하는 과정을 보고 독자는 기존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게됩니. 게다가 이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냈어도 그다음으로 맞닥뜨리는 난감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목표를 찾았어도 그것이 언제까지나 유효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혹은 개인이 효과를 보았던 목표도 달라지는 내부 요인, 외부 요인에 따라 함께 재설정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조직 혹은 팀은 ‘회고’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때문에 저는 절대적으로 뛰어난 한 개인이 아니라, 공장장인 알렉스와 그의 참모진(팀원)이 함께 공장(팀)의 공동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의 구성원들 각각의 개인이 모든 방면에 박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알렉스의 팀은 각자 조금 더 잘하는 분야를 기반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해답을 주고받으며 시스템을 바꾸어나가 종국에는 달성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애자일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책이 30년 전에 쓰였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개인적, 혹은 업무에서 설정한 목표는 제대로 된 목표가 맞습니까?
이 책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된 힘은 요나 교수의 질문입니다. 위기를 맞닥뜨린 주인공 알렉스가 요나 교수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며 공장을 회생시켜 가는 과정이지만, 결국 독자에게 질문을 건네는 형상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지 방법론을 설파한 것이 아니라,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의 형태이기 때문에 쉽게 휘발되지 않고,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