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

블루레이 영화리뷰

by 달콤한 인생 wolfpack

색으로 말하는 '줄리에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줄리에타'(Julieta, 2016년)는 독특한 영화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는 만남과 이별을 강조하듯 만남과 동시에 이별을 함께 이야기한다.


영화는 줄리에타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이 우연히 기차에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낸 여인은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되고 바닷가 마을에 사는 남자를 찾아가 아이를 낳아 기른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일들이 터지면서 여인은 사랑했던 많은 것들과 이별을 한다.

감독은 캐나다의 여류 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소설 'Runaway'를 읽고 그의 단편 'chance' 'soon' 'silence' 등 3편을 묶어서 이 작품을 만들었다.

여인은 사랑했던 존재들이 곁을 떠나자 심한 무기력증에 빠진다.

그들의 빈자리를 보며 새삼 그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들이 보여준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치 퇴화한 생물체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생활을 놓아버렸던 여인은 어느 날 12년 만에 사라진 딸의 편지를 받고 새로 시작할 결심을 한다.

그동안 사랑이 찾아오기를 기다렸으나 이제는 사랑이란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길을 나선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언제나 그렇듯 독특한 소재와 이야기로 관심을 끌었던 만큼 그의 영화가 독특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두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우선 만남과 이별을 동시에 이야기하면서 이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강조하는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다.

줄리에타 역할은 아드리아나 우가르테와 엠마 수아레스가 2인 1역을 했다. 20,30대의 젊은 줄리에타는 우가르테, 40대 이후는 수아레스가 맡았다.

그것은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성질이 만나 강하게 충돌한 뒤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는 변증법적 전개 방식을 띄고 있다.

이는 곧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만남 뒤 헤어짐이 있는 것은 정한 이치이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이라는 지극히 동양적인 사고와 맞닿아 있다.

이 말이 나오는 불교의 법화경에서는 결국 만남과 이별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 몸인 하나의 완성체로 보았다.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알모도바르 감독은 색깔을 사용했다.

이 점이 두 번째 흥미로운 점이다.


영화 곳곳에 빨강과 파랑이 한 화면에 등장하며 끊임없이 대비되면서 조화를 이루는 미장센을 선보였다.

마치 서로 반대되는 성질의 음양이 만나 조화를 이루듯 두 색깔은 한 장면 속 각종 소품이나 의상, 무늬 등에 등장해 서로 충돌하며 앙상블을 이룬다.

이는 곧 충돌이며 상생이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처음에 메릴 스트립에게 주연을 제의해 응낙을 받았으나 영어 대본에 확신이 없어 미국에서 촬영하지 못했다.

어느 한 가지 색만 등장할 때는 균형이 깨진 상황을 의미한다.

불길한 이별을 암시하는 가정부의 이야기를 듣는 장면은 온통 푸른색 일색이고 줄리에타의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듯 시작 장면은 온통 붉은 드레스로 출렁인다.

이처럼 한 화면에서 색의 충돌과 조화는 영화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

그만큼 이 영화는 내러티브와 함께 색의 변화로 메시지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더불어 알모도바르 감독의 예전 작품인 '그녀에게' 등에서 보여준 사랑 뒤 찾아오는 이별의 쓸쓸함과 달리 새로운 만남이라는 희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감독의 변화도 눈에 띈다.


'줄리에타'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 HD의 16 대 9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무엇보다 강렬한 원색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윤곽선도 깔끔하게 떨어진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하지 않지만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특히 소리가 움직이는 경로를 잘 살려서 각종 효과음 등이 영상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부록으로 정성일 평론가의 음성해설, 예고편, 제작과정, 국내판 디렉팅 필름과 캐릭터 영상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 달콤한 인생의 티스토리 블로그(http://wolfpack.tistory.com/)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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