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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zconomist May 15. 2018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마이클 조던 VS 르브론 제임스

시대는 다르지만, 각자의 시대를 제패한 슈퍼스타



스포츠에서는 시대가 다른 두 선수 중 누가 더 나은지를 놓고 많은 언론과 팬들이 경쟁을 합니다.

농구계에는 마이클 조던이 더 잘할까 르브론 제임스가 더 잘 할까를 놓고 다투기도 하고

축구계에서는 펠레와 호날두 또는 메시를 놓고 다투기도 하지요.

사실 의미 없습니다. 70년대에는 펠레가, 지금은 호날두(또는 메시)가 최고의 축구선수 입니다.

다른시대의 두 인물을 놓고 누가 더 우월한지를 논쟁하는 것은 아무런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소비적인 논쟁일 뿐입니다. 각자의 시대의 최고의 선수로 기억하면 됩니다.

그때는 펠레가 최고고 지금은 호날두(메시)가 최고입니다.


호날두와 펠레, 각자의 시대를 대표하는 축구스타입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릴 적, 공부 열심히 해서 대기업 들어가서 회사 생활하기를 바라셨습니다. 결국 저는 공부 적당히 해서, 적당한 기업에 들어가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만약 공부를 제가 잘해서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는 그게 맞았습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 나와 대기업 들어가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다릅니다. 대기업에 들어가도 정년퇴직을 걱정해야 하고, 40살에 퇴직하면 100세 시대에 나머지 60년은 뭘 먹고살아야 하나를 고민해야 하죠. 즉, 부모님께서 가르쳐 주신 성공의 길은 그때는 맞았으나 지금은 틀린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꼰대"도 같은 이치입니다. "꼰대"들은 자신들의 현재의 위치를 내세워 그들의 스토리를 강요하죠. 그리고 무언가 대단한 비밀을 가르쳐 주듯 훈수를 둡니다 "우리 때는 말이야.." "나 때는.. "

하지만, 젊은 세대는 하나도 공감하지 못합니다. 왜냐고요?

"당신들의 시대에는 그런것이 성공했지 몰라도, 지금은 그게 안통한다고요.."

시간이 흐른만큼 사회 분위기도, 사람들의 생각도, 문화도 모든게 바뀌었습니다.

당신의 생각만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 거죠.


서론이 길었네요, 최근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스캔들로 인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기업의 회계기준에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 존재하는 것 같네요, 이번 글에서는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당신은 어떻게 보시나요?



얼마 전 금융감독원이 약 1년간의 특별감리 결과 삼성 바이오 로직스에 회계처리 위반을 통보했습니다.

그 결과 50만 원을 넘기던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30만 원대로 거의 50% 가까이 폭락합니다.


분식회계 논란으로 인해 폭락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먼저, 이 스토리를 이해하시려면 간단히 알고 계셔야 하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바로 지분 보유상황인데요,


삼성 바이오로직스 = 제일모직 40% + 삼성전자 40% + 삼성물산 10% + 기타 주주 10%

삼성바이오에피스 = 바이오로직스 85% + 바이오젠 15%


즉, 로직스는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었습니다. 실적은 3-4개년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자, 이 분식회계 스토리는 이제 시작합니다.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불어오는 관심, 그 시작은?


 2015년 즈음 여의도 증권가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삼성바이오 에피스의 복제약이 유럽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그것을 발판으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중이라는 호재, 그리고 그 결과 바이오젠도 지분을 49.9%까지 늘릴 것이라는 소식이었죠.(콜옵션 행사)

그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가치는 급등하기 시작합니다.



그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합니다.

보통 A기업이 B기업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면 종속회사, 20%~50%보유하면 관계회사로 보지만,

50% 미만을 보유하더라도 A기업이 B기업의 이사회를 장악하여 B회사의 경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종속회사로 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50%가까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을 염두하여 에피스의 지배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입니다.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의 변화, 그 결과는?


종속회사와 관계회사의 차이는 지분율 말고 또 있습니다. 바로 회사가치의 인식인데요,

종속회사는 말그대로 A와 B가 하나의 회사로 봅니다. 즉, A가 B의 지분을 사기위한 투자자금을 장부가액을 인식하고, B의 매출액을 합산합니다.


그러나 관계회사는 다릅니다. A와 B는 한 회사가 아니라, 관계만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매출을 합산하는 것이 아니라 B회사의 지분을 시장가격으로 반영하여 지분법 손익에 더합니다. 즉, B의 회사가치가 오르면 오를 수록 A의 영업외손익이 증가합니다.


에피스는 나스닥 상장설, 유럽제약 승인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 설 등의 호재로 기업가치가 급등했고(3,300억에서 4조 8천억으로 10배이상) 그 만큼 로직스의 손익에 기여하게 됩니다. 그 결과 바이오로직스는 3년이상 이어오던 당기순손실을 청산하고 1조원 대 순이익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도, 유럽제약 승인도,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도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로보면 로직스는 아무이유없이 종속회사인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꿨고, 그 결과 엄청난 당기순이익만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이 점을 분식회계로 지적한 것입니다.


결국 왜?


제 글의 핵심은 늘 "이유"입니다. 사실확인이야 신문기사를 읽는게 제일 정확합니다. 저는 늘 "이유"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유는 입장에 따른 2가지 설입니다.


회사의 주장은 적법한 절차 내의 회사의 가치개선입니다. 그때 당시의 경영상황등을 통해서 바이오에피스는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 바이오로직스도 올바른 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때 당시 회계법인 및 모든 금융기관이 승인을 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또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시나리오입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로직스는 제일모직이 40% 지분보유를 하고 있었습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제일모직을 삼성물산보다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합병 후 지분율 높게 보유하기 위해서는 제일모직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아야만 했습니다. 즉, 이 분식회계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삼성측의 입장은 관계회사 전환 당시, 여러곳의 회계법인을 통해서 자문을 구했고 문제없다고 판단했으며, 그때 당시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결과 문제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즉, 그때는 문제 없다고 했으면서 왜 지금은 분식회계로 규정하는지에 대해서 강력한 항의 및 향후 행정소송까지 불사하는 모습입니다.


당신이 보기엔 어떠신가요? 적법한 회사의 회계처리인가요, 아니면 삼성 이재용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인가요? 그 어떤 것이 되었던, 금융감독원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회계기준이 바뀌지 않는데, 마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말하는 금융감독원. 신뢰를 쌓는데는 오래걸리나 무너지는데는 순식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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