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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UP 인터뷰
by 비즈업 Jun 07. 2017

빅데이터로 소비자∙소상공인∙대기업의 '윈윈윈'을 꿈꾸다

결제 정보 활용해 객관적인 데이터 제공하는 ‘쉐어앳’ 서비스 내놓은 누벤트 김천식 대표 인터뷰


요즘은 동네 슈퍼마켓만 가도 볼 수 있는 ‘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point of sale)’ 시스템은 1970년대 미국에서 계산 실수나 부정을 막기 위해 처음 고안됐다. 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데이터’ 관점에서 접근해 활용한 건 일본의 세븐일레븐. POS 시스템으로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제품관리와 마케팅에 이용한 것이다. 소비자는 이에 즉각 응답했고 그 덕분에 일본 세븐일레븐은 모회사였던 미국 본사 지분 100%를 인수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유통회사로 성장했다. ‘어떤’ 소비자가 ‘무슨’ 상품에 ‘얼마’를 지불했는지 세세하게 보여주는 POS 데이터의 위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매장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는 POS 데이터. 그러나 몇몇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을 제외한 나머지 소상공인들의 데이터는 계산에 편의만 제공하고 사라지는 게 대부분. 이처럼 버려지는 소상공인의 POS 데이터에 가치를 입혀 소비자, 소상공인, 대기업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보 생태계를 꿈꾸는 스타트업이 있다. 매장의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에게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쉐어앳(Share@)’을 만든 누벤트가 그 주인공. 로컬 커머스(지역 상권 기반 전자상거래 서비스)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싶다는 누벤트 김천식(만 40세) 대표를 만나 그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쉐어앳의 시작: ‘광고 홍수’에 고통받는 소비자를 구하라


쉐어앳은 ‘장소(at)를 공유(share)한다’는 이름처럼 오프라인 상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다. 쉐어앳이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은 정보의 원천이 판매자가 아닌 실제 ‘고객’이라는 것. 실제 매장에서 발생한 지불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결제가 많이 일어난 가게, 가장 잘 팔린 메뉴 등 사실적인 상점 정보를 제공한다. 리뷰도 해당 매장에서 결제를 한 고객만 남길 수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에게 광고가 아닌 ‘진짜’ 매장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소비자·소상공인·대기업이 ‘윈윈윈’하는 정보 생태계 꿈꾸는 누벤트 김천식 대표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창업 멤버들이 티켓몬스터 출신이에요. 로컬 커머스 일을 하면서 아쉬웠던 게 경쟁이 심해질수록 매장 정보가 과장되고 사실에서 멀어진다는 거였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검색도 대부분이 광고고요. 소비자에게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좀 더 건강한 로컬 커머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죠.”
 
판매자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홍보나 고객 리뷰를 가장한 광고 대신 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김 대표가 주목한 것은 ‘POS 데이터’. 매장의 POS 단말기에서 발생한 결제 정보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어떤 가게가 인기 많은지, 어떤 메뉴가 잘 팔리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한다. 기존에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던 POS 단말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용 없이 저렴한 가격에 실시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서비스 초기에 가맹점을 모집하러 다닐 때는 문전박대를 당한 적도 있었어요. ‘가게 홍보에 도움 되는 것 맞느냐’는 우려도 많았고요. 그래도 사장님들이 객관적인 매장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쉐어앳의 취지를 높게 사주셨어요. 저희도 소비자에게 왜곡 없는 정보를 전달하면서 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고요.”
 
속는 사람도, 속이는 사람도 없는 ‘윈윈’ 모델 덕분일까. 지난 2015년 홍대 가맹점 80개로 시작했던 쉐어앳은 서비스 론칭 2년 만에 앱 다운로드 20만 건, 가맹점 3,500개, 총 거래액 20억원을 돌파하며 무섭게 성장했다.



POS 시스템 접근… 생각지 못한 빅데이터 시장을 열다


현재 누벤트의 주 수입원은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 쉐어앳 서비스가 안정 궤도에 올랐고 자영업 시장이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수수료로도 좋은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가맹점에서 나오는 수익 외에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기회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만 염두에 두고 있던 김 대표에게 금융권이 B2B(기업 간 거래) 러브콜을 보낸 것. 

“쉐어앳이 매장에서 결제 데이터로 어떤 메뉴가 잘 팔리는지 분석하는 서비스잖아요. 은행권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싶다고 먼저 찾아왔어요. 예전에는 은행에서 소상공인 관련 서비스를 하고 난 후에 일일이 사람이 다니면서 수기로 데이터를 분석했거든요. 저희 서비스를 설치한 지금은 사무실에서 현황판만 보고 매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죠.”

POS 데이터가 가맹점주뿐 아니라 큰 기업에게도 가치있는 정보가 될 수 있겠다 판단한 김 대표. 그의 다음 구상은 소비자, 소상공인이 아닌 대기업이 누벤트가 제공하는 정보에 돈을 지불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플랫폼 전반을 유지하는 ‘윈윈윈’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맥주회사의 경우 오프라인 시장에서 주류가 누구에게 어떻게 소비되는지 바로 알 수 있다면 빠르게 대응해서 마케팅을 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니까 대기업들이 6개월 전 정보를 가지고 시장 전략을 수립하더라고요. 결제정보가 넘쳐난다는 카드사에서도 전체 결제금액 정보만 갖고 있지, 맥주를 몇 병 시켰는지까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보유한 POS 데이터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쉐어앳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다면 고객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주면서 가맹점에 돈을 덜 받아도 되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요?”


홍대에 위치한 쉐어앳 가맹점 ‘수지앤파스타’ 이태식 대표가 쉐어앳 앱을 이용해 결제를 받고 있다


 경험 많아도 예측 불가능한 스타트업 세계… 필요한건 조력자, 그리고 동료


대학생 때부터 조그마한 스타트업에서 콘텐츠 개발자로 일하며 조직의 세계에 일찍 발을 들인 김 대표. 졸업 후엔 네이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맡아 서비스 기획부터 출고까지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를 경험해봤고, 티켓몬스터에서는 로컬 커머스 전반에 대한 실무를 익혔다. 창업 전 관련 경험을 20년 가까이 쌓아 온 ‘준비된 창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창업 후 의외의 상황에 부딪혀 당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패기 넘치게 시작했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고생을 정말 많이 했죠. 특히 초반에 POS 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때 일이 많이 터졌거든요. 서비스를 론칭하자마자 가맹점 POS 단말기에 오류 화면이 떠 회사 전체가 아비규환이 된 적도 있었고요.(웃음)”

김 대표에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든든한 조력자가 돼줬던 건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이었다. 김 대표가 SBA의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니스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맺은 인연은 다방면에 걸친 도움으로 이어졌다.

특히 SBA는 액셀러레이팅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누벤트에 직접 투자를 결정했다. 또한, 자금 투자 이후 누벤트는 SBA로부터 홍보마케팅 지원 ·글로벌 IR 참여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받았다.

“저희에게 필요한 글로벌 IR 행사가 뉴욕에서 진행된 적이 있었어요. 회사가 굉장히 정신없을 때라 참가를 포기하고 있었거든요. 그 때 SBA에서 꼭 가야한다고 도와주셔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누벤트를 알릴 수 있었죠. 애플리케이션 홍보도 지원받았고요. 지금도 계속해서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시는 게 많아요. 너무 감사하죠.”


김 대표에게 늘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는 누벤트 팀원들 (사진제공= 누벤트)


사업 초엔 ‘회사 경험도 충분히 있는데 그것 하나 못하겠느냐’며 주변 조언을 흘려듣기 일쑤였다는 김 대표는 2년 6개월의 창업 기간을 거치며 “많이 겸손해졌다”고 말한다.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창업을 하면 매순간 새로운 일이 벌어지거든요. 예상한 것보다 훨씬 험난한 과정이 될 거라는 걸 계속 생각하면서 준비하는 게 좋아요. ‘어떻게든 잘 되겠지’ 하는 순간 매일 새로운 시련과 맞닥뜨리게 될 거예요.”
 
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혼자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공동창업이든 고용을 하는 형태든 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사람이 완벽할 순 없잖아요. 본인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어려운 시기는 분명 올 것이고, 그 때 옆에서 도와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해요. 혼자 많이 벌어서 많이 가지고 가겠다는 것도 의미 없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김현주 기자 joo@bzup.kr
사진 및 영상 촬영/편집= 비즈업 김경범 PD



SBA가 본 누벤트
방진호 투자심사역(선임)


“누벤트는 전문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갖춘 팀”

누벤트는 로컬 커머스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시장에서의 문제 인식, 이를 해결할 능력, 거기에 영업력까지 갖춘 좋은 팀이다. 누벤트가 서비스하는 '쉐어앳'은 POS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 점주와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로부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음과 동시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로서 흥미로운 점은 최근 누벤트가 실시간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기업들이 이 같은 모델에 관심을 보이며 리스크 관리 등의 측면에서 누벤트와 제휴를 진행 중이다. 소비자-소상공인-대기업을 잇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18년간의 조직생활 끝에 창업을 결심한 김 대표의 자세한 창업이야기를 오디오로 듣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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